美서 날아오른 김혜순 ‘날개 환상통’ … 한국 작가 첫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 문화일보
  • 입력 2024-03-22 11:37
  • 업데이트 2024-03-22 16:28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작년 NYT 최고의 시집 5 선정
한국 ‘시문학 최전선’으로 거론
金 “亞 여성에 상 준 것 놀라워”


김혜순(69·사진) 시인이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올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어워즈)을 수상했다. 21일(현지시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에 따르면 ‘날개 환상통’의 영어판 ‘팬텀 페인 윙즈’(Phantom Pain Wings)가 이날 미국 뉴욕 뉴스쿨에서 열린 ‘2023 NBCC 어워즈’ 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김 시인이 처음이며, NBCC에 시 부문이 생겨나고 번역본이 수상한 것도 최초다. 김 시인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전혀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다. 아시아 여자에게 상을 준 것이 놀랍고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훌륭한 번역으로 오래 함께해온 최돈미 씨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날개 환상통’은 김 시인의 13번째 시집으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2019년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냈다. 김 시인 특유의 ‘시적 실험’이 극대화한 작품으로, 지난해 5월 한국계 미국 시인 최돈미의 번역으로 현지 출간돼 호평을 받았다. 또한, 같은 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시집 5권’에도 포함돼 수상 기대감을 높였다.

김 시인은 ‘시인들의 시인’이자 ‘한국 시문학의 최전선’으로 가장 먼저 호명된다. 그의 멈추지 않는 시적 성취 덕분이다. 특히, “여성이 쓰는 시는 쓰인 것이 아니라 행해진 것”이라고 규정하는 등 시인은 여성주의 시론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날개 환상통’의 해설을 쓴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1980년대의 급진적인 도전들과 1990년대의 다른 감수성의 등장, 그리고 페미니즘의 요동치는 시간에 이르기까지, 김혜순의 시는 그 국면들을 뚫고 돌파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며 “김혜순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시학’이자 한국 시의 강력한 미학적 동력이다”고 평했다.

1978년 비평가로 먼저 데뷔한 시인은 1979년 계간지 ‘문학과지성’을 통해 시단에 등장했다. ‘죽음의 자서전’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등 열네 권의 시집과 ‘여성, 시하다’ 등의 시론집을 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받았고, 그리핀 시문학상(2019), 스웨덴 시카다상(2021) 등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존재감을 또렷이 드러내고 있다.

NBCC는 미국의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1974년 뉴욕에서 창설했다. 매년 그 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영어로 쓰인 최고의 책을 선정해 시·소설·논픽션·전기·번역서 등 부문별로 상을 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