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 이라더니… 민주, 막말·2차가해 연속낙마 ‘저질후보’만 양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지지자들과 셀카　 22대 총선을 19일 앞둔 22일 오전 충남 서산시 동부시장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곽성호 기자

■ 강북을 조수진도 사퇴

룰 바꾸며 친명꽂기 강행에도
정봉주·조수진 잇따라 실패
대체후보에 또 친명인사 공천

전국 권리당원표 70%나 반영
강성층 입맛대로 선택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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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정봉주 등 각종 논란으로 잇따라 후보 낙마가 거듭된 서울 강북을 공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자랑하던 ‘시스템 공천’의 대원칙이 깨진 상징적 단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내리꽂기’를 위해 기존에 없던 경선 룰까지 변경했지만, 검증도 없이 무리하게 후보를 확정해 참사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새 후보로 또다시 친명계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을 전략 공천하면서 당의 공천 시스템 전반이 훼손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수진 변호사의 ‘성범죄 변호 이력’ 논란에 따른 자진 사퇴로 4·10 총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까지 민주당 강북을 지역구 공천이 ‘미정’ 상태로 공전하는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선 ‘예정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강북을은 현역 박용진 의원이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에 포함되면서 시작부터 ‘비명(비이재명)계 찍어내기’ 지역구 중 한 곳으로 평가를 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치러진 결선에서 51.79%를 득표했지만, 경선 득표 30% 감산 페널티를 받은 탓에 끝내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의 과거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해명 논란이 재조명되면서 민주당은 사흘 만에 후보 재추천을 결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민주당은 차점자인 박 의원에게 공천을 승계하지 않았다. 대신 친명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력이 강한 전 당원 투표 방식을 포함한 새로운 전략경선 규칙을 들고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5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 경선 부정이 확인된 손훈모 후보자가 탈락했지만, 차점자인 친명계 김문수 당대표 특별보좌역을 공천했다. 이 때문에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이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과연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강북을에서 진행된 두 번째 경선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출발했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나왔다. 박 의원은 여전히 30% 감산 적용을 받는 반면,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낙점한 여성 신인 친명계 조 변호사는 최대 25%의 가산점을 안고 경선을 시작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 더해 친명계 ‘맞춤형 공천 룰’까지 도입됐다.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기존 50%), 지역구 권리당원 투표 30%(기존 50%)를 합산하기로 했다. 강북을 후보를 전국 권리당원이 뽑도록 한 것을 두고 강성 지지층의 조직력을 얻은 친명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규칙이라는 비판이 쇄도했고, 결국 조 변호사가 압도적 표심(80.6%)을 얻으며 승리했다.

조 변호사의 사퇴는 친명 내리꽂기 폐해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공천이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인 그는 과거 성폭행·특수강간·몰카촬영 혐의 남성들을 변호한 이력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고, 여성계는 이에 대해 ‘공천 취소’를 강도 높게 촉구했다. 여기에 더해 “길에서 배지 줍는다”는 발언까지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유권자를 무시한 처사’라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조 변호사는 논란 끝에 결국 자진 사퇴를 결정했고, 민주당 지도부도 전날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