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달리 문 정부선 ‘대만해협 안정’ 강조

■ 이재명 ‘셰셰’ 발언 논란 확산

2021년 한미 정상 공동성명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중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2일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대만 국내 문제랑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발언에 대해,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한 것은 물론 과거 문재인 정부의 입장보다도 후퇴한 현실 인식이란 비판이 25일 제기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현 정부 이전인 문 정부 당시에도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지난 2021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현 정부에서도 같은 입장이 계승돼,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인도·태평양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 주장처럼 중국과 대만에 모두 “셰셰(謝謝·감사합니다)” 하는 태도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워게임 시뮬레이션 결과 분석 보고서 ‘다음 전쟁의 첫 전투’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대만을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 4개 전투비행대대 중 2개 대대를 차출할 것으로 가정했다. 실제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한반도 안보 공백이 불가피하고, 무력충돌이 현실화되면 그 불똥이 한국 내 주한미군 기지로 튈 수도 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