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유’가 위태롭다[시평]

  • 문화일보
  • 입력 2024-03-26 11:36
  • 업데이트 2024-03-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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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前 한국교원대 총장

자유민주주의 명운 걸린 총선
종북과 범법 포퓰리스트 활개
이재명·조국 현상은 상식 파괴

우국충정의 자유시민 많지만
집권당과 기업은 그들과 거리
모든 자유 세력 합칠 노력 절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자유주의 정치 세력과 반(反)자유주의 정치 세력 간에 벌어지는 혈투다. 자유주의 세력이 승리한다면 지난 정권에서 무너진 국가 시스템이 바로잡히고 자유 대한민국이 탄탄해질 것이다. 우리의 현대사에서 반자유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를 앞세워 왔는데, 그들이 승리한다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운동이 벌어지고 자유 대한민국이 흔들릴 것이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마지막 문제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에 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 자유주의자와 민주주의자가 서로 돕긴커녕 극한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자는 자유가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고 보고, 민주주의자는 자유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본다. 문제는, 민주주의가 자유뿐만 아니라 민주주의까지 스스로 파괴한다는 점이다.

근대 역사를 보면, 17세기에 태어난 근대의 자유주의가 18세기 말부터 고대의 민주주의를 불러들여 자유민주주의로 발전했다. 그렇지만 초대된 민주주의는 20세기에 들어와 자유를 파괴하고, 끝내 스스로를 무너뜨린 아픈 추억을 남겼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독일의 파시스트 히틀러는 민주선거로 선출됐다. 민주주의를 앞세우면서 자유를 파괴하고 전체주의를 펼쳤던 공산주의자 레닌이나 스탈린, 마오쩌둥이나 김일성은 모두 히틀러처럼 모질었다.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는 것은 포퓰리즘이 민주주의에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뜻대로’라는 포퓰리즘은 ‘대중의 지배’라는 데모크라시의 어원에 묻어 있다. 대중이 이성을 유지하는 한 민주주의처럼 좋은 것이 없다. 그러나 대중이 감정에 휩싸이면, 민주주의처럼 위험한 것도 없다. 포퓰리스트들은 대중의 증오심을 부추겨서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독일의 히틀러를 비롯한 전체주의자들은 모두 포퓰리스트였다.

우리의 정치는 어느덧 포퓰리즘의 텃밭이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같은 포퓰리스트들은 개인적인 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대중이 환호한다. 이상한 정치 현상이다. 직전 문재인 정권의 정치 실패가 너무 큰 데다가, 최근 ‘비명횡사’라는 민주당의 공천 흐름을 타고 무시무시한 극좌 세력이 등장한다. 그런데도 대중의 지지 규모가 대단하다. 이해의 한도를 넘어선다.

반자유주의 세력이 득세하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이제 자유주의자들의 어깨에 걸려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의 자유주의자들은 대체로 정치에 무관심하다. 자신의 개인 생활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고대 아테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이런 사람들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했다. 국가 생존에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겼던 것이다.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은 과연 어떨까? 그들을 자유시민과 정치·경제적 자유주의자로 나눌 수 있다. 자유시민들은 그동안 나라 잘되라고 말없이 일만 해온 사람들이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들은 어느덧 나라가 위험해지자 깜짝 놀라 거리로 뛰쳐나왔다.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여름에는 불판 같고 겨울에는 얼음장 같은 아스팔트의 거리를 헤맸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재판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았다. 거리에 나오진 않더라도 나라 걱정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자유시민도 수없이 많다.

정치·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은 어떤가? 자유주의 정치인들은 대개 밀도 높은 정치 비전으로 국민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중도층의 눈치만 보는 데 이력이 난 듯도 싶다. 그래서 그런지 전향한 종북 좌파 인사들은 우대하면서도 몇 안 되는 자유 투사들은 내쫓았다. 자유기업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피해를 볼까 봐 조심조심한다. 자유 우파의 시민단체들은 모른 체하기 일쑤고, 입막음용 또는 생존보험용으로 오히려 종북 좌파들을 돕기도 한다.

이렇듯 자유시민과 정치·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의 사이는 서먹하다.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이 과연 자유주의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지금 자유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위태하다. 정치·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이 크게 각성해 자유시민들과 마음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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