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끈 ‘수출 봄날’ … 체감경기 개선 관건은 ‘물가’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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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수출, 전년동월비 3.1%↑

15대 주력품 중 7개 수출 증가
내일 발표하는 물가지표에 관심


한국 경제가 21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올린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수출 6개월 연속 플러스’와 ‘무역수지 10개월 연속 흑자’라는 3월 성적표를 받았다. 수출 실적은 이처럼 올 들어 나날이 개선되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고물가와 내수침체로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둡다. 이 때문에 2일 발표되는 물가 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2024년 3월)에 따르면 수출은 주력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개월 연속 플러스인 반도체를 포함한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7개 품목에서도 수출이 늘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기 수출은 지난 2022년 3월 이후 24개월 만에 모두 플러스를 달성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스플레이(16.2%)와 컴퓨터(24.5%)가 각각 8개월과 3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5.5%)는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선 중심 수주가 증가하며 선박(102.1%)도 8개월 연속 플러스였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자동차 수출은 5.0% 감소하며 주춤했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 수출의 양대 축인 중국과 미국 지표가 호조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은 0.4%, 미국 수출은 11.6% 늘었다. 특히 미국 수출은 109억 달러로 역대 3월 기준 최대 수출액을 새로 썼다. 반면 원유(-12.8%)·가스(-37.4%)·석탄(-40.5%) 등 3대 에너지 수입액 감소로 수입액(522억8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12.3% 줄면서 무역수지(42억8000만 달러)도 10개월 연속 흑자가 이어졌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소비지표는 크게 나빠지는 등 수출 호조세가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1% 줄면서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2일 ‘2024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담기는 물가 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국제유가도 상승세인 탓에 물가상승률은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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