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무지? 억지?[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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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논설위원

3월 26일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는 “제가 없어도 재판 진행에 지장이 없지 않나”라며 재판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불출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불만을 터뜨린 것인데, 일반 피고인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오만한 태도다. 국회 제1당 대표의 판사 겁박으로도 보일 수 있다. 재판장으로선 이미 단식·국회 일정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 불출석한 이 대표의 편의를 또 봐주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형사 재판에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 진행이 안 된다. 변호사인 이 대표가 형사소송법 제276조(피고인의 출석권)를 몰랐을까. 아닐 것이다. 검찰에 이어 법원마저 자신에게 불공정하다는 인상을 지지자들에게 심어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더 황당한 건, 재판 불출석 허락이나 기일 변경은 판사의 권한이고 자신도 그 때문에 재판부와 언쟁을 벌였음에도 재판을 전후해 검찰을 비난한 행태다. 이 대표는 재판 전에 총선 지원유세 등에서 “검찰이 우겨서 선거기간 중에도 재판에 참석해야 한다.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도 검찰을 비난하다 보니 상황을 착각한 걸까. 법정을 떠난 뒤엔 유튜브 방송에서 총선 때까지 재판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검찰이 노린 걸 테니 할 수 없다. 다 대선에 진 죗값을 치르는 것이다”고 했다.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범죄 혐의로 선거 직전에도 법정에 나가야 하는 민망한 현실을 호도하고 지지층 결집을 노려 ‘기승전 검찰 탓’을 하는 것일 게다.

‘대안적 사실’로 도피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김어준 방송에도 나가 “브라질도 7대 경제 강국이었다가 사법 독재, 검찰 독재 때문에 갑자기 추락했다”고 했다. 전형적인 사실 왜곡이다. 브라질은 룰라·호세프 대통령 연속 집권으로 이어진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국가 재정이 감당 못 할 과도한 복지로 파탄 난 것은 세상이 다 안다. 정권의 부패 스캔들을 수사한 검찰 때문에 경제난이 왔다는 건, 억지이고 본말전도다. 아무리 민주당의 대표라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검찰 독재를 입에 달고 살다 보니 말이 헛나온 걸까. 시정이나 브라질 검찰에 대한 사과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의도된 왜곡이거나 ‘대안적 세계’에 아예 정주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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