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경고 비웃듯… 총선 전날도 ‘尹 탄핵’ 불지피는 北

“민중의 분노 총폭발 시킬때”
중국 등 AI 선거공작 우려도

북한 관영 매체가 4·10 국회의원 총선거 전날인 9일 국내 반정부 집회 참가자들의 입을 빌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결정적 기회”라고 주장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이나 국내 일부 세력이 온라인상에 가짜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려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괴뢰한국에서 윤석열괴뢰패당을 기어이 파멸시키기 위한 각계층의 투쟁 열의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제84차 촛불집회 소식을 다뤘다. 신문은 집회 발언자들이 “민중의 머리 위에 군림하며 선거사기극을 일삼는 윤석열패당에 대한 각계의 분노와 원한이 이미 한계선을 넘어섰다”며 “이제 민중의 분노를 총폭발시킬 때가 왔다, 2024년 4월 선거는 윤석열을 탄핵시켜야 할 결정적인 기회”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참가자들이 “선거는 윤석열패당을 심판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오는 10일 윤석열탄핵의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국제면인 6면에서 남한 소식을 전하는 형태지만, 노동신문의 성격을 고려할 때 사실상 4·10 총선에 대한 북한 측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북한은 국내 진보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가 매주 토요일 열리면 다음 주 화요일자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자극적으로 보도해 왔다. 북한의 총선 개입성 보도가 계속되자 2일 통일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훼손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관영 매체를 이용해 정권 심판론을 날조하고, 안보 불안감을 조장해 ‘전쟁 대 평화’ 대결 구도를 획책한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선거 공작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위협분석센터(MTAC)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행위자들이 한국과 미국·인도에서 치러지는 선거와 관련, 자국에 유리한 내용의 AI 기반 콘텐츠를 만들고 퍼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MTAC에 따르면 ‘스톰 1376’으로 알려진 단체는 올해 초 대만 총통 선거 당시 후보들에 대한 허위정보를 퍼뜨렸고, 일본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 방류와 관련해서도 한국 내 반대 시위를 증폭시키는 현지화된 콘텐츠와 일본 정부에 비판적인 콘텐츠를 확산시켰다. 또한 북한도 한국 선거에 개입할 것을 우려했다.

국내에선 윤 대통령이 등장하는 허위 조작 영상을 제작한 50대 남성이 최근 경찰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됐다. 해당 남성은 조국혁신당 당직자로 드러났지만, 조국혁신당은 창당 이전에 영상이 만들어졌다는 입장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