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창작하는 AGI 5년내 나올 듯… 신약개발·기후문제도 해결 기대[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6 09:04
  • 업데이트 2024-04-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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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권호영 기자



■ 10문10답 - 다가오는 범용인공지능 시대

생성형 AI 학습수준 훨씬 능가
비서·의료·교육 등 폭넓게 활용

오픈AI·메타 등 앞다퉈 개발
머스크는 “내년쯤 예상” 발언

한국도 ‘AI전략 최고위협’ 출범
삼성·SK는 반도체 공급 ‘수혜’

AGI ‘나쁜 행위자’ 변질 우려에
EU, 법으로 4단계 위험 구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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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범용인공지능(AGI)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규모 연산 능력과 빠른 속도로 인간의 보조 역할에 불과했던 AI가 인간 고유의 영역인 추론과 창작 능력까지 갖추며 인간을 뛰어넘는 시기가 도래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5년 내, 이르면 내년에 AGI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AGI 개발 현황과 개발 이후 벌어질 또 다른 기술 전쟁과 이로 인해 촉발될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 알아봤다.

1. 범용인공지능(AGI)이란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은 말 그대로 여러 분야에 두루 쓰이는 AI다. ‘강(强·Strong)인공지능’이라고도 불린다. 인간보다 나은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 모델이나 기계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인간처럼 스스로 새 정보를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인간이 하는 꽃꽂이를 보고 학습해 이를 수행하거나, 경찰로부터 방범 업무를 인수인계해 처리할 수 있다. 난치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과 기후 변화 해결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지난해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를 공개하면서 AGI 개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진은 ‘AGI의 불꽃’이라는 논문에서 GPT-4가 초기 단계의 AGI라고 주장했다. AGI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는 평가도 있다.

2. 인공지능(AI)과의 차이

AGI는 현재 상용화한 생성형 AI의 학습 수준을 한참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언어 지시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드는 데 그친다. 이처럼 특정 조건에서만 적용하는 약(弱)인공지능과 달리, AGI는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AI를 뜻한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약인공지능이 신경 덩어리라면, AGI는 이 덩어리의 유기적인 집합”이라며 “모든 AI 연구가들의 목표가 바로 AGI”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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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년 말 AI가 인간을 넘어서나

글로벌 빅테크 CEO들은 대체로 5년 안팎이면 인간처럼 생각하고 추론까지 가능한 AGI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중 가장 빠른 도래 시기를 전망한 CEO가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X에서 진행된 니콜라이 탕엔 노르웨이 연기금 CEO와의 인터뷰에서 “AGI를 가장 똑똑한(smar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에,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9년 AGI가 등장할 것이란 지난해 예측을 3년 이상 앞당긴 발언이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GI 출현 시점에 대해 “5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때 등장할 AGI도 머스크 CEO가 말한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이 아닌 인간 정도의 능력을 갖춘 수준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챗GPT를 출시하며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AGI 등장 시점을 ‘4∼5년 후’로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는 “인간 수준의 AI가 언젠가는 나오겠지만 3∼5년 안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4. AGI 대비하는 빅테크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AGI 시대에 앞서 생각하는 AI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인간처럼 추론과 계획이 가능한 LLM인 GPT-5가 곧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브래드 라이트캡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GPT는 추론과 같이 ‘어려운 문제들’을 푸는 데 진전을 보일 것”이라며 “우리는 모델들이 추론하는 능력과 관련해 이제 표면을 긁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도 앞으로 몇 주 내로 새 AI 모델인 ‘라마 3’를 출시한다. 메타의 AI 연구 부사장인 조엘 피노는 “우리는 이러한 모델이 단지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추론하고 계획하고 기억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AGI 추론에 특화된 AI칩 ‘마하-1’을 올해 말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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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 AGI 수준은?

AGI의 핵심은 AI가 사람과 같은 ‘상상력’, 즉 학습한 적 없는 개념을 스스로 떠올리는 능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안성진 카이스트 교수팀은 구글 딥마인드, 미국 럿거스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시각 지식을 체계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과 그 평가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간은 ‘보라색 포도’와 ‘노란 바나나’의 개념을 학습한 뒤 ‘노란 포도’와 ‘보라색 바나나’를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체계적 일반화’ 능력은 기존의 AI가 흉내 낼 수 없는 한계였다. 특히 시각 정보는 언어와 달리 명확한 구조가 없어 학습이 어려운 분야인데, 안 교수팀은 원본 이미지와 이를 변형한 이미지를 AI에 제시한 뒤 어떻게 변형됐는지를 스스로 찾게끔 학습시키는 방법을 연구했다. AGI를 구현하기 위해선 체계적 일반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AGI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긍정적인 부분은 AI 분야에서 필수불가결한 반도체 분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컴퓨팅랩’이라는 이름의 개발 조직을 신설하기까지 했다. 해당 조직은 삼성이 구글에서 영입한 우동혁 박사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 시장의 강자 엔비디아가 대만 TSMC, 한국의 SK하이닉스와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나선 것 역시 AI 반도체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6. 한국 정부의 대처는?

해외 유력 기업들이 AGI 개발을 선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민관이 협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출범하고 AI·디지털 혁신성장전략과 AI 일상화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AI가 국가 경제성장과 국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부상하는 가운데 범정부적인 민·관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 정부가 기존에 AI 반도체, 법·제도, 윤리 등 분야별로 운영해오던 민·관 협의체를 최고위 협의체로 통합·격상한 이유는 AI가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그동안 분야별로 분절돼 운영되던 자문위원회, 협의체 등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주요국들도 AI 관련 국가전략 수립에 적극 나서거나, 정부 예산을 대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 영국·유럽연합(EU) 등 AI 강대국들은 정부·학계·민간이 상호 연계된 광범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AI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차세대 기술 패권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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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 반도체 기업도 빛 보나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가올 AGI 시대에 큰 수혜를 누릴 기업으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설립한 AGI 컴퓨팅랩을 통해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AI 컴퓨팅 아키텍트 등 관련 부문에서 수석책임자·수석엔지니어 등을 영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AGI 컴퓨팅랩을 설립했으며,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자 출신 우 박사가 AGI 컴퓨팅랩을 이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링크드인 계정에 올린 글에서 “AGI의 길을 열기 위해 미국과 한국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AGI 컴퓨팅랩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GI 반도체에 필수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절대 강자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인 HBM3E를 지난 1월부터 초기 양산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8. AGI 반도체란

AGI 반도체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를 구현하기 위해 특화된 반도체다. 일각에서는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해 만든 반도체라는 의미의 ‘뉴로모픽 반도체’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반도체와 달리 △강력한 학습 능력 △낮은 전력 소모 △신경형 모바일 컴퓨팅 등이 특징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인공 신경망과 같은 알고리즘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특화된 아키텍처와 칩 설계를 채택하며, 지속적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 소모가 발생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야 한다. 해외 빅테크들도 AG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는 있지만, AGI 반도체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다. 다만, AI 기술 발전과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예상되며 스마트폰·로봇·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9. AGI가 적용될 산업은

AGI의 활용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계에서는 관련 기술이 본격 적용되면 정보기술(IT) 분야는 물론 금융, 문화, 의료, 패션까지 사실상 모든 산업 부문에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AGI가 로봇 산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로봇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선정,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GI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만큼 기술 수준이 높아질수록 로봇 산업 성장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AGI는 가상 비서, 의료, 쇼핑, 교육 및 학습 보조,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10. AGI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 올까

AGI에 대한 우려는 인간이 학습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하고 상상하는 AI가 인간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현재 AI의 위험성으로 꼽히는 부분은 잘못되고 편향된 정보와 인간의 악용 가능성인데, 장기적으로는 AI가 AGI로 발전하면서 AI 자체가 나쁜 행위자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즉 인류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AGI를 설계해도, AI가 결과적으로 인류에게는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 현상은 이런 우려에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달 승인된 EU의 AI법(AI Act)은 이런 AI의 위험성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U의 AI법은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4개 단계로 범주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허용할 수 없는 위험, 고위험, 저위험, 최소한의 위험 등이다.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을 방해하거나 취약성을 활용하는 경우, 실시간으로 원격 생체정보를 탐지하는 경우 등이 허용할 수 없는 위험에 해당한다. 사람의 건강, 안전 또는 기본권을 해칠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경우, 고위험 AI로 분류돼 시장에 출시되기 전 적합성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EU는 AI가 설계될 때부터 인간에 의해 통제될 수 있어야 하며,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에 담았다. 오픈AI, 구글 등 해외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개발과 관련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예린·이승주·황혜진·구혁 기자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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