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단 운영·신고창구 마련… ‘확률형 아이템’ 꼼꼼히 검증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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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 이용자 권리보호 강화

일부 게임사 확률 조작 논란에
정보 공개 의무화 개정안 시행

정부, 자문단 검증 방침 밝혀
시정명령 거부땐 최고징역 2년
해외 업체에도 의무 부여 추진


20대 직장인 정호연 씨는 자타공인 넥슨코리아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열혈 이용자다. 정 씨는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3년, 게임의 정식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꾸준히 즐기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세뱃돈을 모아 유료 아이템을 처음 산 날이 잊히지 않는다”며 “게임은 오랫동안 변치 않고 내 곁을 지켜준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7월 메이플스토리가 내놓은 ‘피그미 에그’(피그미의 알)는 유료 아이템 ‘부화기’를 사용해 특정 확률로 희귀 아이템을 얻도록 설정돼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소위 말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시초였다. 피그미 에그를 시작으로 게임사들은 저마다 랜덤 뽑기 방식이 접목된 확률형 아이템을 내놓았고, 이는 게임사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이용자의 구입 금액은 무려 2억7000만 원에 달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인기가 과열되자 업계 안팎에서 규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게임업계는 2015년부터 자율규제 형식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용자 게시판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의심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일부 게임은 확률 조작이 드러나 이용자들의 불매운동, 트럭시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를 의무화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3월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게임의 제작 소스코드를 모조리 분해해 감시하지 않는 이상 규제의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법 시행을 앞두고 일부 게임사에서는 기존에 공개한 확률을 급히 수정하기도 했다. 이에 정 씨는 “게임사의 태도가 달라져 기대되긴 하지만 여전히 어떤 방식으로 감시와 처벌이 이뤄질지 의문이 남는다”고 답했다.

역시 관건은 제도의 실효성 여부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지난달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표시 의무를 실시간 감시하기 위해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동시에 게임이용자들의 신고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있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만일 게임사가 이용자를 기만하기 위해 확률 조작을 한 정황이 의심되는 경우, 1차적으로 게임위 내 자문단을 통해 검증이 이뤄지며 2차적으로 문체부와 공정위의 협조를 통해 직권조사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확률을 미공개하거나 조작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게임위의 시정요청, 문체부의 시정권고·시정명령이 이뤄지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게임산업진흥법 제45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문체부는 추가적으로 확률을 조작한 게임사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전자상거래법상 과징금 부과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 국장은 “게임사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도에 대한 설명과 오해 해소가 필요하다”며 “게임사가 직간접적으로 판매하는 모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게임이용자들이 검색하고 알아보기 쉽게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게임이용자들의 권리를 보다 촘촘히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게임사에 대한 감시와 처벌이 어려워 국내 게임사와의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체부는 3월 초 구글, 애플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와의 간담회를 열었고 확률 정보공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앱마켓에서 삭제 조치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또 윤 국장은 “해외 게임사의 국내법 준수 의무 부여와 관련해 게임산업진흥법 및 전자상거래법상 국내대리인 제도를 마련하는 개정안이 입법 과정에 있다”며 “해당 개정안들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등과 지속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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