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칠판’에 ‘영화 상영’까지…‘아이디어 뱅크’ SSG 컨디셔닝, 상위권 숨은공신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0 07:16
  • 업데이트 2024-04-2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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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SG의 라커룸. SSG 제공



인천=정세영 기자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라. 웃음꽃에는 천만 불의 가치가 있다.”

SSG의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 웨이트트레이닝룸에 ‘이동식 칠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이 칠판은 컨디셔닝 코치들이 홈경기가 열리면 준비하는 특별 아이템. 해당 칠판은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영향 보충제를 먹는 곳에 설치됐고, 칠판에는 날짜와 당일 날씨와 명언이 적혀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명언’이다. 컨디셔닝 파트 코치들이 담당을 정해 매일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언 혹은 글귀를 적는다. 과거에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언이 라커룸 한 켠에 적혀 있었지만, 선수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이동시켰다.

고윤형 SSG 수석 컨디셔닝 코치는 “전날 경기에서 패했을 때, 연패에 빠질 때는 선수단 분위기가 아무래도 다운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재밌는 글귀와 명언을 찾아서 선수단 분위기 전환을 위해 만든 것인데, 선수들이 잘 호응해줘 뿌듯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선수단 반응도 좋다. SSG 톱타자 최지훈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 코치님들이 적어 놓은 글을 보고 들어가는 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해준다”면서 “우리 팀만의 독특한 문화인데, 경기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트레이닝 하는 SSG 선수들. SSG 제공



SSG의 컨디셔닝 파트에는 타 구단과 차별한 색다른 선수 관리법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컨디셔닝룸이다. 컨디셔닝룸은 선수들이 마사지를 받는 ‘치료 공간’. 매년 겨울 컨디셔닝 파트는 컨디셔닝룸을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그리고 몇 해 전부터 컨디셔닝룸에선 늘 영화가 상영된다. SSG가 컨디셔닝룸에 영화를 트는 이유는 보다 많은 선수들과의 접근성을 위해서다.

고 코치는 “일부 선수들의 경우엔 치료실에 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꿔 ‘사랑방’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예를 들면,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니, 와서 영화를 봐라’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장르는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영화들이 선택된다. 고 코치는 “컨디셔닝룸을 그냥 찾아오는 선수에게 마사지건이라도 쥐어서 내보낸다. 영화도 좋고, TV 드라마도 좋다. 선수들이 항상 사랑방처럼 컨디셔닝룸을 찾았으면 좋다. 선수들과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컨디셔닝룸을 자주 찾아 미리 대비하면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컨디셔닝룸은 한유섬과 김광현, 추신수 등 주력 야수와 투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좋아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은 “컨디셔닝 코치들의 노력에 고맙다”고 말했다.

올해 SSG 컨디셔닝 파트는 파트별 업무를 세분화했다. 스트렝스 파트에선 선수단의 웨이트 등을 돕고, 애슬레틱 트레이닝(AT) 파트에선 선수들의 치료 및 부상 방지에 힘을 쏟는다. 고 코치는 “과거엔 치료와 웨이트트레이닝을 같은 파트에서 진행됐는데, 더 전문성을 두기 위해 파트를 구분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검사와 치료 부분이 더 전문화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SSG는 올해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5강권 밖의 팀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18일 기준, 14승 9패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특히 이번 주중 3연전에선 1위 KIA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의 위닝시리즈를 만들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다.

SSG의 질주엔, 컨디셔닝 파트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이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하다. 컨디셔닝 파트 코치들은 주중 홈경기가 있는 날엔 오전 10시에 맨 먼저 야구장에 나와 오후 11시가 넘어 불을 끄고 귀가한다. 고 코치는 “팀이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우승하는 데 미력하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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