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대학본부 수리 예정 사직서 없어”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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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복지부 앞에 의대증원 찬-반 화환… 22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화환과 증원을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뉴시스



■ ‘사직서 25일 효력’ 현실화 촉각

‘사표 작성’ 40개 의대 교수 중
대학·병원 제출비율 10% 불과
대부분 대학별 비대위서 보관
“25일‘일률 사직’은 발생 안해”

일부 교수 번아웃 호소 사직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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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지난달 말 집단으로 제출한 사직서가 오는 25일 효력이 발생하는 가운데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들이 각 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출한 사직서 상당수가 대학과 병원 인사팀에 전달되지 않는 등 통상적인 사직 절차를 밟지 않고 있고, 사직서 제출 참여율이 낮은 병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조정과 집단 이탈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 처분 유보 등으로 양보했는데도 의대 교수들은 집단 사직을 내세워 ‘의대 증원 백지화’만 요구하면서 정부와 환자를 압박하고 있다.

22일 의료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교수가 낸 사직서가 병원이나 대학 측에 제출한 비율은 10%가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의대 교수가 소속된 병원은 총 88곳이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소속에 따라 병원과 대학 측에 내야 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사직서 제출 여부, 제출 날짜, 계약 형태는 상이하며 교육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학본부에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수도권 ‘빅5’ 병원의 경우 의대 교수들이 낸 사직서가 병원이나 학교 당국에 제출된 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낸 사직서 상당수를 각 의대 교수 비대위나 의대 학장들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에 소속된 의대 교수들의 사직 처리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열린 정황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25%가량은 사직서 제출 동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병원 등은 사직 참여율도 10%대로 낮았다. 그런데도 각 의대 교수 비대위 측은 소속 교수의 30%에서 최대 60%까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사직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병원으로 제출된 사직서는 없고 평상시 사직 절차와도 다르다”며 “진료과 교수들은 임상 과장의 서명을 받은 후 대학이나 병원 인사팀에 내야 하는데 이 같은 결재 과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 단체들은 25일부터 사직서 효력이 발생해 의료 공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법 660조에 따르면 고용 기간 약정이 없는 근로자는 사직 표명 한 달 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는 정년을 보장받은 정교수에게만 해당된다. 하지만 전공의처럼 계약 기간 약정이 있는 계약직·비정규직 교수들에게는 민법 660조는 효력이 없다.

일부 강경파 교수들은 병원을 떠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강경파인 교수 10∼20%가 병원을 나가고 일부 교수들은 신규 환자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대위 기조도 병원을 나가라는 것은 아니고 무리하지 말아달라는 정도”라고 말했다. 방재승 전 전국의대교수비대위원장은 “주말 동안 서울대 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5일 (이후) 사직하겠다고 응답한 교수만 수백 명”이라며 “지방은 우리보다 강성인 만큼 사직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아웃’을 호소하며 사직하겠다는 교수도 있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필수과 교수들의 탈진 상황이 심각하다”며 “의대 교수들 성향상 물밑에서 사직을 준비하는 교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기자회견에서 “의사들은 조건 없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 환자 생명부터 살려야 한다”며 “‘의대 증원 백지화’ 입장은 누가 봐도 억지 주장”이라고 밝혔다.

권도경·노지운·전수한 기자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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