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 편의 + 문화… ‘완벽 노후’ 위한 맞춤 공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29년 입주 계획인 화성시 동탄2지구에 들어설 시니어타운 조감도. MDM플러스 제공

■ 동탄2지구에 韓 최초 ‘중산층 거주’ 시니어주택 단지 건설

LH ‘헬스케어 리츠’ 사업에
‘엠디엠플러스’가 우선협상자로
3000가구 내외 대단지 조성
내후년 착공… 2029년 입주

내년이면 고령인구 20% 넘어
‘베이비붐 세대’ 주 타깃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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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동탄 신도시에 우리나라 최초로 중산층이 거주할 수 있는 시니어주택 단지가 건설된다. 이 성공 모델은 향후 건설될 3기 신도시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화성동탄 2지구에 국내 최초 시니어타운을 조성하는 헬스케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엠디엠플러스’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오는 6월 중 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사업자의 헬스케어 리츠 설립 및 영업인가 후 사업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부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관통하는 동탄역으로부터 3㎞ 떨어진 18만6487㎡의 화성동탄2 지구 의료복지시설용지다. 노인복지시설, 의료시설, 오피스텔(30% 이하), 근린·판매·운동·문화·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은 향후 3000가구 내외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오는 2026년 상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9년 준공 및 입주가 목표다. 2031년에는 리츠 주식의 일반 공모 및 상장을 추진한다. 주식 공모 이후에는 일반인도 헬스케어 리츠 주식을 소유하거나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은 헬스케어 리츠 시장 규모가 125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화성동탄 2지구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업이다. 리츠는 다수로부터 주식의 형태로 투자자금을 모아 특정 부동산 자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리츠 회사의 주식은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도 있다. 화성동탄2 헬스케어 리츠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주식을 공모하고 상장해 민간 자금을 끌어와 시니어타운을 건설하고 운영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그간 우리나라의 시니어타운은 공익재단(학교법인 포함), 건설사, 호텔 리조트를 운영하는 민간기업 중심으로 공급돼왔다. 대부분이 개별 시니어 주택과 식당·의료·운동시설 등을 연계한 복합건물로 건축해 수요자에게 임대하는 형식(2015년 이후 분양형 폐지)이다. 서울 광진구 더클래식 500은 전용면적 32평형에 임대보증금 10억 원, 월 이용료는 460만 원이다.

경기 용인에 위치한 삼성노블카운티는 전용면적 25평형에 임대보증금이 6억4000만 원, 월 이용료는 350만 원 수준이다. 위치·전용면적·서비스 등에 따라 보증금과 월 이용료는 천차만별이나, 일반 중산층이 이용하기에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그럼에도 LH가 헬스케어 리츠를 들고나온 배경에는 경제적으로 비용부담이 가능한 시니어타운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LH의 시니어타운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니어의 82%는 대도시·도시근교를 노후 거주지로 선호한다. 57%는 시니어타운 입주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주비용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60세 이상은 평균적으로 보증금 4억3000만 원, 월 이용료 326만 원이면 시니어타운 입주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으며, 편리한 주거·여가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시니어의 욕구가 확대되는 것이다.

최근 시니어층은 과거 대비 소득과 자산보유액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주를 이룬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에 접어들면서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타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이에 더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주식과 유사한 부동산 간접투자 기법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부동산 투자 다변화, 이익모델이 다양해진 것도 한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 통계청 기준으로 982만 명에 달하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중 소위 실버타운이라고 불리는 노인주거복지시설 거주 인구는 전국 308곳, 2만 명에 불과하다. 매년 23만 명의 고령 가구가 새롭게 생겨나고 내년이면 고령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는 분석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간병비는 2016년 대비 50% 상승해 간병인을 쓰려면 월평균 37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은 간병 인력이 현재처럼 부족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 국민이 소득 60% 이상을 부모 간병에 지출하게 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 고독사 등이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이 시점에 중산층을 아우르는 고령자 주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에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2011년 노인주거복지시설인 ‘서비스 지원형 고령자 주택(사코주)’을 도입했다. 10년 남짓한 기간에 거주 인구는 28만6000가구를 넘겼다.

김재경 LH 지역균형본부장은 “동탄2 헬스케어 리츠는 기존 시니어타운보다 주거비 부담은 낮추면서 주거서비스는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기존 2기 신도시 및 3기 신도시를 포함해 광역시의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리츠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