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북송 탈북민 北격리병동에 수용중”

■ 中 구금된 200명 지난달 송환

투먼·훈춘 등서도 北으로 보내
‘동시다발·대규모 북송’ 추측도
北, 고문뒤 교화소 수용 가능성

중국 지린(吉林)성 바이산(白山) 구류소에 수용됐다가 지난달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200여 명의 탈북민이 현재 양강도 혜산, 함경북도 회령 등의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격리병동에 수용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산뿐 아니라 투먼(圖們)·훈춘(琿春) 등지에서도 50∼60명이 북한으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져, 더 큰 규모의 강제북송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탈북민 단체 겨레얼통일연대의 장세율 대표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혜산의 소식통을 통해 지난달 26일 북송된 탈북민들이 혜산세관의 방역사령부 격리병동에 수용돼 있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회령의 격리병동에 탈북민 약 70명이 수용돼 있다는 정보도 현지인을 통해 추가로 입수했는데, 이들이 지난달 26일 송환된 200명 가운데 일부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하순을 기해 중국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북송이 이뤄졌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투먼·훈춘과 단둥(丹東)을 통해 최소 53명이 송환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투먼과 바이산을 합쳐 지난주 약 60명이 북송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번에 북송된 탈북민들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직후 대규모 강제송환이 이뤄진 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에 검거된 인원이다. 중국이 우리 정부의 문제 제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탈북민 구금과 강제송환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송된 탈북민들은 강도 높은 고문과 폭행 등이 동원된 조사를 받은 뒤 교화소에 수감됐고, 일부는 정치범수용소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송환된 인원 역시 가혹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중국에 남아 있는 탈북민의 추가 북송도 우려되고 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외교부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중국을 직접 거명해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樂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방북했을 때 북·중 간에 탈북민 강제북송이 합의됐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노동자 해외 파견, 위안화 은행 송금 등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날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에서 탈북민을 북송한다는 북·중 합의 내용을 국경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라는 지시가 중앙으로부터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