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지만 잠자리는 안해…일본서 확산하는 ‘우정결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CMP 보도화면 캡처

80%가 만족…많은 경우 자녀도 가져
“비슷한 취향 룸메이트 찾는 것과 비슷”


일본에서 사랑도 성관계도 없는 새로운 유형의 결혼관계인 ‘우정 결혼’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8일 SCMP에 따르면 우정 결혼은 일본 인구 1억2400만 명 중 약 1%가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무성애자, 동성애자, 전통적인 결혼에 환멸을 느끼는 이성애자가 포함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같은 수치는 일본 최초 우정 결혼 전문 회사인 컬러어스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나온 것이다. 컬러어스는 2015년 창립된 회사로 현재 약 5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컬러어스는 우정 결혼이 공통의 이익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동거하는 관계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얘기는 아닌 셈이다. 특히 이 같은 관계는 무성애자와 동성애자에게 매력적이라고 SCMP는 전했다.

우정 결혼한 두 사람은 법적 배우자이지만 함께 살 수도 따로 살 수도 있다. 아기를 갖기로 했다면 인공수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상호 합의가 있는 한 결혼 외의 다른 이성 등과 자유롭게 연애 관계를 추구할 수도 있다.

우정 결혼 생활을 3년 동안 지속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우정 결혼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룸메이트를 찾는 것과 같다”면서 “저는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좋은 친구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우리 둘 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이야기하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결혼하기 전에 보통 △몇 시간 또는 며칠을 함께 식사할지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빨래는 누가 할지 △냉장고 공간을 어떻게 할당할지 등 생활의 세부 사항에 대해 합의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컬러어스 측은 “그러한 토론은 낭만적이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약 80%의 부부가 행복하게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왔고 많은 경우에 자녀를 갖게 됐다”면서 “우정 결혼에 관심이 있는 개인은 평균 32.5세이며 소득이 전국 평균을 초과하며 약 85%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