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 납득 안되면 내가 먼저 특검하자 주장하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내가 모두 책임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 책상에는 2022년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는 문구가 담긴 명패가 놓여 있다. 유튜브 캡처

■ 채상병 ‘先수사 後특검’ 입장

“젊은 해병 순직 가슴아픈 일”
‘검찰 수사이후 여야 합의하면’
법률요건 충족전제 특검 시사

“이종섭 출금여부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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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야당이 추진 중인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며 특검 ‘조건부 수용’ 방침을 밝히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또 이번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선 “출국금지를 걸면 반드시 불러야(소환) 되는데, 소환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며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공세적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는 것인데,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또 책임이 없는 사람 또는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모든 걸 뒤집어씌우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야당에서 제기하는 “의혹의 정점에 대통령이나 용산 참모들이 있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특검 개시 조건으로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이후’ ‘여야 합의’를 언급하며 ‘법률적 요건’이 충족이 안 돼 불가피하게 거부권 행사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대민 지원 작전 중에 이렇게 순직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도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이 사건을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로 규정한 뒤 재발 방지, 희생자 명예회복, 책임소재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채 상병 사건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감·위로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피의자 신분이 된 이 전 장관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법 절차에 문제가 없었던 점을 강조하며, 강하게 야당의 의혹 제기 등을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출국금지 사실을 알면서도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하는 정부 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것으로, 보안사항”이라고 했다. 임명 이유에 대해서는 “재직 중에 방산 수출을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아울러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아마 공직 인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임명의 당위성, 대통령실의 인사 절차 등을 설명하며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