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원전없인 ‘반도체 고객’ 잃을판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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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 “2030년까지 무탄소” 요구

글로벌 빅테크 연쇄요구 할수도
野는 ‘탈원전’ 다시 띄우기 나서
반도체업계 납품 포기사태 우려
“범국가적 차원 논의 시작해야”


주요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무탄소’ 전력 활용을 강제하기로 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결정에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에는 향후 글로벌 빅테크들의 이 같은 요구가 유행처럼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MS발(發) 위기는 먼 미래가 아닌 당면한 현실”이라며 “원전을 활용한 무탄소에너지 활용 계획을 비롯해 수출 업종에 대한 에너지 우선 공급도 범국가적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7일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생에너지 100%가 아닌 무탄소(원전 포함)라는 점은 안심”이라면서도 “MS의 방침은 시작을 알린 수준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연쇄적으로 같은 청구서를 내밀면 국내 업계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자리 잡고 있는 대만의 경우 자연환경 조건이 우수해 해상풍력 등 원전 이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지만, 한국의 경우 원전 없는 무탄소는 실현 불가능에 가깝다”며 “야권을 중심으로 탈원전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며 확대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생에너지 사용 방침을 준수하지 못해 끝내 납품을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져 반도체 업계 역시 ‘유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모터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A 업체는 완성차 업체인 볼보로부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100%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A 업체는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고, 납품 계약이 최종 무산됐다.

업계에선 핵심 고객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22대 국회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탈(脫)원전’ 이슈가 재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영수회담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전무는 “우리나라 에너지 비중은 현재 순수 재생에너지가 10%, 원전이 30%가량인데 둘을 합쳐도 무탄소 계획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전 비중을 줄인다는 건 비현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대만이 TSMC에 에너지를 우선 공급한 것처럼 우리도 주요 수출 업체에 대해 에너지를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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