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닫힌 지갑… 소비심리 올들어 처음 ‘비관적’ 전환

관련 지수 100 아래로 떨어져
기대인플레 3.2%로 다시 반등

고물가·고금리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하는 등 소비자들의 물가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농산물 등을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물가 불안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선 아래로 내렸다. CCSI는 지난해 12월(99.7)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하다, 3월(100.7) 소폭 하락한 뒤 4월에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소비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보다 비관적이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4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수출 호조세에도 높은 체감 물가와 금리, 환율·유가 상승 우려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를 기록해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반등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9%)이 석 달 만에 다시 2%대로 떨어졌지만, 농산물·외식 서비스 등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탓으로 풀이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2월 3.0%에서 3월 3.2%로 올랐다가 4월 3.1%로 하락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황 팀장은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과 농산물 등 체감 부분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남아 있는 것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전월과 같은 101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으면 100을 웃돈다. 2개월 연속 주택 가격 상승이 예상됐는데, 고금리에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가계부채 CSI(100)와 가계부채전망 CSI(98)도 각각 1포인트 올랐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