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속수무책… 거야 독주에 거부권·憲訴 대응뿐

■ 22대 국회도 ‘거야 독주’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가능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사법부 등 권한을 침해하는 ‘입법 독주’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정부·여당 방어수단에 비상이 걸렸다. 대표적인 카드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헌법재판소 소 제기 등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발의해 강행 처리할 경우, 헌법재판소 제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국민 1인당 25만 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정부 동의 없이 법안을 처리하면 헌법에 규정된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해 명백한 위헌이라는 게 여당 판단이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주장한 시행령 사전 심사제도 역시 위헌성이 높아서 실제 국회법 개정까지 이뤄진다면 헌재 판단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검사,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거나 상임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법안을 강행처리한다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도 방어 무기 중 하나다. 대통령 거부권 사용도 필수적이다. 헌재 판단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의결이 될 가능성은 22대 국회에서 더 커졌다. 국민의힘 의석은 108개에 불과하고 범여권으로 분류할 우군도 마땅치 않다. 의원 8명만 이탈해도 법안이 재의결 가능한 구조여서 당내 표 단속이 21대보다 더 중요해졌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누적되면서 정치적 부담감도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이미 14번 거부권을 행사해 민주화 이후 재임한 대통령 중 가장 많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당내에서는 당론을 강화하고 징계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고잉 퍼블릭’(대중 속으로·Going Public) 전략으로 국정 지지율을 높여 국민 여론을 업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보름·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