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협 증대·미군감축 주장 사이… ‘한반도 전술핵’ 목소리 커진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뉴스 보는 시민들　 북한이 지난 28일 ‘오물풍선’ 260여 개를 남측으로 살포한 데 이어 3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기습적으로 시험발사했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美상원서 “전술핵 재배치”

트럼프 정부 출신 잇단 발언
주한미군 철수 등과 맞물려
한반도 정책 큰 변화 예고

방위비 감축·대중견제 의도
“韓핵무장 배제안해” 언급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하안송 기자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 로저 위커 의원이 29일(현지시간)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반도에 미국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한국·일본 등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방안을 제안했다.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 등 공화당 중진들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연일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거론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주한미군 철수·감축 등과 맞물려 대한반도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위커 의원은 이날 국방투자계획 보고서 ‘힘을 통한 평화’에서 대북 억제력 유지를 위해 △정기 한미 군사훈련 통한 준비태세 유지 △주한미군 지속 주둔 △인도·태평양에서의 핵 공유 협정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 등을 주요 옵션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1991년 구소련과의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Ⅰ) 체결로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철수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나토, 그중에서도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 등 5개국과만 핵 공유를 하고 있다. 위커 의원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도 “북한은 군비 통제 협상을 위한 노력을 무시하고 전쟁 준비태세를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시 의원도 지난 15일 “동아시아 동맹들은 중국·러시아뿐 아니라 핵무기 수백 개의 실전 배치를 진행 중인 북한을 우려하고 있다”며 “동맹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핵무기를 이 전구에 재배치하기 위한 옵션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 마지막 국방장관 대행이었던 크리스토퍼 밀러 전 장관대행은 SBS 인터뷰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항상 테이블 위에 있지만 한국인(의 의견)을 정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악화되면 그건 분명 선택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한반도 관련 정책 발언들이 잇따르면서 고립주의 외교·안보 노선으로 재집권 시 국방비 대규모 삭감, 동맹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을 추진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타임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군 병력에 대해 사실상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인상을 이끌어 내려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예상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주 임무는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한국의 핵무장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4일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아산플래넘 2024’에서 “만약 한국, 일본에서 미군을 감축하는 대신 핵 능력을 개발하게 해달라고 할 때 트럼프(전 대통령)는 이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쪽으로 설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