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선정·야당 반발 무마 등 난제… ‘핵연료처리법’도 서둘러야

■ 원전증설 향후 과제

공급확대로 전력망 확충 필요

3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밑그림인 실무안이 공개됐지만 부지 선정, 주민수용성, 야당 반발을 고려하면 신규원전 가동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원전 비중 확대로 사용후핵연료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마련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특별법)’이 22대 국회에서 통과될지 역시 미지수다. 전력망 확충과 전기요금 인상 압박, 한국전력공사 적자 해소도 과제로 남아있다.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계획 등을 담은 11차 전기본은 전략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등을 거쳐 정부안이 마련되면 공청회,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전력정책심의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3기의 대형원전과 1기의 SMR이 실제 운영에 들어가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SMR의 경우 계획대로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형 원전은 부지 위치 선정과 주민 수용성이 문제다. 정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내년부터 부지 확보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선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 반대에 부닥칠 수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시절 백지화된 경북 영덕 천지 1·2호기와 강원 삼척 대진 1·2호기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전 관련 기관의 유휴 부지에 지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탈(脫)원전’을 지지하는 야당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늘어나는 사용후핵연료도 걱정거리다. 정부는 이미 21대 국회에서 고준위특별법 처리에 실패했고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지는 22대 국회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전력 단가 상승과 이로 인한 한전 재무구조 악화, 물가 상승, 산업경쟁력 약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에 따른 전력망 확충도 문제다. 정동욱 전기본 총괄위원장도 이날 “전기본 성공 여부는 전력망 확충에 달렸다”고 말했다.

박수진·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