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후보 셀프추천 ‘청부특검’ 우려… 21대 18건보다 발의 폭증 예고[22대 국회도 ‘거야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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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대 국회도 ‘거야 독주’ - (3) 특검·탄핵 남발

‘채상병’ 민주·조국당서 추천
대통령이 시간 끌면 자동임명

기존수사 진행 중인데도 강행
브리핑 가능 ‘망신주기’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내놓은 1호 특별검사법을 두고 특검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청부수사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는 평가가 31일 나온다. 21대 국회 때보다 특검 추천 등에 있어 중립성은 뒷걸음치고 위헌 요소는 더 강해져 22대 국회는 여야 대치가 더 극단에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1호 당론으로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을 보면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인씩 총 2인을 추천한다. 사실상 조국혁신당과 추천권을 나눠 가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 특검법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 후보 4명 중 민주당이 2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식이었다.

특히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도록 못 박았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이전 특검법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장자를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하도록 한 것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시하고 국회가 청부수사팀장을 직접 뽑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가져오는 관행이 쌓이면서 특검이 국회의 청부수사 카드로 변질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검 때부터 야당이 추천권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이전 9차례 특검에선 대법원장이 4번, 변호사협회장이 5번 특검 추천권을 행사했다.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 특검과 드루킹 사건 특검에서도 야당의 추천권 독식은 관행처럼 이뤄졌다. 다만 과거에는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해 위헌 소지를 낮췄다.

민주당의 속내는 지난 2014년 만들어진 상설특검법을 세월호 사건 외에 활용하지 않은 것에서도 확인된다. 상설특검은 국회의 본회의 의결이나 법무부 장관 결정만 있으면 특검을 구성할 수 있다. 총 7명(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협 회장·여야 추천 4명)으로 구성된 상설특검 추천위원회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한다. 민주당 주도의 특검 추천이 불가능하다. 상설특검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기존 법률이나 조직을 활용하기보다는 개별 특검법을 발의하는 건 결국 민주당 입맛에 맞는 사람을 내세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수사 진행 정도와 상관없이 들이미는 것도 문제다. 이는 기존 수사기관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보충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특검을 활용하도록 하는 제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 관련 압수수색과 주요 피의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상당 부분 진행한 상황이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공수처와 검찰 등에 수사를 받았더라도 특검이 꾸려지면 새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

민주당의 특검 목적이 실체적 진실보다는 흠집내기나 여론조작에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국정농단 특검 때부터 언론 브리핑 조항이 처음 등장했다. 피의사실 공표에 따른 인권침해 논란에도 해당 조항은 드루킹 특검과 이예람 특검에도 반영됐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며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해당 조항을 손보지 않았다. 신 교수는 “독소조항을 손보지 않은 건 애초부터 특검의 목적이 여론 재판에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