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창고가 갤러리·북카페로… ‘고래도시’에 예술꽃 활짝[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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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울산 장생포 문화창고

연극 공연·지역작가 전시 ‘다채’
옥상정원서 보는 일몰풍경 압권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고래 관광지로 유명한 울산 장생포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장생포 문화창고’(사진)다.

장생포 문화창고는 울산 남구가 20년째 방치돼 있던 수산물 냉동창고를 매입, 지난 2021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 탄생했다. 바다와 석유화학 공장을 바라보고 선 6층(연면적 6275.41㎡) 규모의 건물이다.

문화창고는 청춘마당, 갤러리, 공유작업실, 북카페, 옥상정원 등 층마다 다른 주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매달 지역 작가들의 예술 작품이 전시되고,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 공연과 체험행사도 열린다. 색소폰, 드럼, 바이올린 등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음악아카데미도 운영된다.

1962년 2월 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인근 매암동 납도마을에서 열린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영상 등 산업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공업센터 기념관’도 눈길을 끌고 있다.

6층에 마련된 북카페 ‘지관서가’와 옥상정원은 눈 아래 펼쳐진 바다와 먼발치의 공장을 바라보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힐링공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몰 시간 바다와 공장 건물, 하늘을 동시에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장관이다.

시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는 장점 때문에 평일에는 하루 평균 500명, 주말에는 1000명 가까이 찾아드는 ‘핫 스폿’으로 변했다.

오는 10월에는 볼거리가 더해진다. 남구가 문화창고 앞바다 건너편 SK에너지 저유탱크에 150m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하는 야간경관 개선사업에 나선 것이다. 고래의 역동적인 모습 등 다양한 영상이 준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