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누전 위험 높은데… 점포 10곳 중 3곳만 화재공제 가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찾은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의 한 점포 벽면에 전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다.

전국 31%…세종시 21% ‘최저’
시설 노후화 등 화재 취약한데
가입비 비싸고 보장 적어 꺼려

글·사진=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복구 및 피해 보상을 위한 제도인 화재공제에 가입한 전통시장 점포가 10곳 중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화재공제를 모르거나 비싼 가입비에 비해 낮은 보장금액으로 인해 가입을 꺼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6월 5일부터 지난 4일까지 5년간 전국 전통시장 화재 건수는 총 298건, 재산피해액만 7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통시장 화재 건수 중 128건(43%)은 노후화된 전선의 합선·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기자가 찾은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은 전통시장 현대화가 잘 진행된 시장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낡은 전선이 노출돼 있는 곳들이 있어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앞서 올해 1월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로 292개 점포 중 227개가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는데,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시장의 경우, 시설과 건물의 노후화로 화재에 취약하고 밀집된 상점 구조로 인해 한 번 불이 나면 대형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크고 좁은 통로로 대피도 용이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같이 화재 재난에 취약한 전통시장에 재난안전망을 구축하고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복구 및 피해 보상을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설계한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은 여전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소진공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통시장 화재공제 전국 평균 가입률은 31.5%다. 세종시가 21.3%로 가장 낮았고, 서울시가 24.2%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입률 50%를 넘긴 곳은 강원도(53.5%)가 유일하다.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인식 부족과 공제료 부담에 비해 낮은 보장금액 등이 꼽힌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화재공제에 대한 인식이 낮고 민간보험에 비해 보장금액이 적어 전통시장 상인들이 가입을 꺼리고 있는데, 가입 공제료의 최대 80%까지 지원해주는 등의 지원 내용 홍보를 강화해 화재공제 가입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