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약 수입원료 쓰면 로열티 내야… 표준품 384개 확보[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식약처, 기업에 표준품 분양
내년 세계시장 300조원 전망

생약 주권을 강화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국제적인 경쟁은 ‘나고야 의정서’가 촉발시켰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자원을 이용한 제품 개발 시 자원 제공국에 승인받고 발생한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는 국제협약으로 한국은 2017년에 비준했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 이후 국가 간 로열티 협상 시 국내 자생 생약 증빙자료를 제공하는 등 정부 지원이 절실해진 실정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생약자원 품질 기준·규격을 마련해 ‘대한민국약전’에 등재하는 등 우수한 의약품이 제조·관리되도록 힘쓰고 있다. 식약처 국립생약자원관은 생약자원 보존 및 연구 총괄관리를 수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한약재 ‘감초’는 국내 다습한 기후에서 자체 재배가 불가능해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식약처는 농촌진흥청과 협력해 국내에서도 재배 가능한 신품종 감초인 ‘원감’의 과학적 품질기준을 마련했다. 지난 2022년엔 국산화에 성공한 감초 원감을 대한민국약전에 최종 등재했다. 식약처는 현재 표준 생약 268개, 지표성분 116개를 포함한 총 384개 표준품을 제조·확보하고 있다. 이를 제약·화장품·건강기능식품 회사 등에 분양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천연물의약품 추출물 시장은 연평균 18.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 전 세계 시장규모가 약 300조 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천연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5000억 원에서 올해 2조4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손수정 식약처 의료제품연구부 부장은 “나고야 의정서 시행 후 수수료 지불 등이 실질적으로 강하게 요구되고 있지 않지만 생약자원이 고갈되면 상황은 바뀔 것”이라며 “중요한 자원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한 국가에서 결정하면 치료제를 못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생약자원은 국가 안보에도 중요하고 후손들을 위해서도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