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에 돈 쓰면 돼”…구속 아들 석방위해 1억 쓴 부모, 결과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정 내부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법조계 인사와 친분도 능력도 없는 사기 일당에 속아
창원지법, 60대 2명에 각각 징역 2년 4개월·징역 2년 선고


구속된 피해자의 아들을 석방시켜 줄 수 있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챈 일당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면치 못했다.

창원지법 형사1부(부장 이주연)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4개월·추징금 5180만 원과 징역 2년·추징금 6120만 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2020년 2월 충남 천안시 한 휴게소에서 지인 C 씨를 만나 구속 상태인 C 씨 아들 석방을 도와줄 수 있다고 속여 4회에 걸쳐 1억13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C 씨에게 "아들이 구속된 관할 서울남부지방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등에게 손을 써 도와줄 수 있다"며 보석 비용과 공소장 변경 등 명목으로 1억 원을 먼저 받아 챙겼다. 이후 청탁을 위한 식사와 선물 접대 비용, 사례금 명목 등으로 1300만 원을 더 뜯어냈다. 하지만 A 씨 등은 법원장 등 법조계 인사들과 아무런 친분이 없었고 C 씨 아들의 보석 결정을 받거나 공소사실을 변경할 만한 능력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편취한 금액이 적지 않고 특히 궁박한 상태에 있던 C 씨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동종 전과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고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들 나이와 범행 동기, 범죄 전력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하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