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산했다던 아들, 병원장 ‘불임’ 친척이 키우고 있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산으로 아기를 떠나보낸 줄 알았던 부부가 33년의 세월이 흐른 뒤 성인이 된 아들을 만났다. 놀랍게도 아들은 태어난 병원장의 불임 친척 손에 자란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3년 전 중국 남동부 저장성 출신의 부유한 사업가 리 쉬제는 병원에서 갓 태어난 아들을 잃었다. 병원 측은 "조산아로 태어나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아이는 리 씨의 둘째 아들이었다.

리 씨는 "첫째 아이가 겨우 한 살일 때 둘째를 임신했다"면서 "첫째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났는데 (제왕절개)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아내는 둘째 임신 6개월 만에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조산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리 씨는 병원으로부터 들은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리 씨는 지난 5월 사망한 줄 알았던 둘째 아들 장 화이위안(33) 씨를 만났다.

33년간 감춰져 온 출산의 진실은 이랬다. 재회한 아들은 놀랍게도 태어난 병원장의 불임 친척 손에서 자랐다. 지난해 장 씨의 양아버지가 사망한 뒤 양어머니가 사실을 고백하면서 장 씨는 자신에게 친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아 리 씨와 재회할 수 있었다.

기쁜 마음에 생부 리 씨는 장 씨에게 120만 위안(약 2억 원)이 든 통장을 선물했다. 그간 설움에 대한 위로 차원이었다. 병원장의 친척이었지만 장 씨가 입양된 집안 사정은 녹록지 못했다. 양아버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집은 가난했고 장 씨는 결국 17세에 학교까지 그만둬야 했던 사정이 있었다.

리 씨는 최근 아들의 집을 방문해 며느리와 9살 손자까지 만났다. 리 씨는 "불쌍한 내 아이는 자신의 생일을 모른 채 30년 넘게 살았다. 올해 우리 가족은 아들의 진짜 생일을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