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빠진 국민, 국가가 치료한다… 100만명에 전문적 심리상담

■ 윤대통령, 정신건강혁신위 첫회의 주재

내달부터 ‘전국민 마음투자 사업’
권역정신응급센터 32개소로 확대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첫 번째 회의 시작을 이렇게 열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에 인류가 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절임에도 많은 국민은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는데, 국민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가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며 ‘정신 건강’ 문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정하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립한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방→치료→회복’이라는 생애 전 주기에 걸친 국민 정신건강 회복 ‘3단계 솔루션’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울과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울하고 불안한 국민이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 국민 마음투자 사업’을 오는 7월부터 시작하고, 임기 내 총 100만 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내년 1월부터 현행 10년 주기 청년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2년으로 단축 △자살예방상담 전화 ‘109’ 상담 인력 보강 및 제2센터 내년 설립 등의 방안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치료’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위기개입팀 인력을 50% 이상 확대하고, 2028년까지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지금의 세 배 수준인 32개소까지 늘리며, 응급병상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치료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퇴원할 때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 관리를 받는 외래 치료지원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회복’과 관련해서는 “치료를 넘어 재활, 고용, 복지서비스가 패키지로 제공돼야 한다”며 “지역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활시설을 설치하고, 정신장애인에 특화된 고용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매년 50호 이상씩 주거를 지원하고, 임기 내에 두 배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질환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질환도 일반질환과 같이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며 위원회에 인식개선 전략 수립 및 빠른 시행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신건강정책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회의 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정신질환 당사자 및 자살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찰, 상담사 등의 경험담을 들었다. 김 여사는 “정부가 세심한 정신건강정책으로 이들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하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