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편성은 괜찮은데… 이동거리·침대축구가 걱정

■ 韓, 북중미월드컵 B조 편성

5개국 모두 중동 ‘직항’ 없고
수비 위주 전술로 까다로워

한국 축구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수월한 조에 편성됐다. 다만 상대국 모두 중동에 자리했기에 장거리 이동과 특유의 ‘침대축구’는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열린 3차예선 조 추첨에서 이라크와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함께 B 조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열리는 3차예선엔 북중미월드컵 본선 티켓 8.5장 중 6장이 배정, 3개 조 1∼2위에 주어진다. 3개 조 3∼4위는 2장이 배정된 4차예선으로 이동, 2개 조로 나뉘어 대결한 후 1위가 본선에 오른다.

한국의 북중미로 향하는 길은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까다로운 상대인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그리고 북한을 모두 피했다.

최대 변수는 장거리 이동이다. 5개국 모두 중동에 위치한 데다가 ‘직항’ 비행편이 없기에 12시간 이상 이동을 해야 한다. 원정경기를 먼저 치를 경우엔 한국의 중심인 유럽파들의 시차 적응 등이 순조롭겠지만, 홈경기 후 원정경기를 진행하면 ‘역시차’로 인해 유럽파가 컨디션 난조에 빠질 수도 있다. 수비축구와 침대축구도 경계대상이다. 중동 국가들은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지지 않는데 초점을 맞추고 수비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비기고 있을 때나 이기고 있을 때 자주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시간을 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다른 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다만 장거리 이동 부작용을 해소할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침대축구를 펼치는 국가가 많기에 까다로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난적’이 없기에 우리의 문제점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박 위원은 “대비와 분석도 문제이지만 우리는 먼저 정식 감독을 빨리 선임해야 한다”며 “우리에겐 본선 진출이 아니라, 본선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