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당 물려받은 르펜… 아버지 제명해 이미지 쇄신[Global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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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프랑스 총선 1차 압승 성과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극우 국민연합(RN)은 장기간 ‘르펜 일가’에 의해 운영돼왔다. 마린 르펜 원내대표는 초대 당수인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대표직을 물려받은 후 RN의 악마적 이미지를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종차별주의 기조를 버리고 민생에 치중하며 외연을 넓혔다. 정치 변방에 머물던 RN은 이젠 2027년 대선 승리도 노리며 권력의 문턱에 다다르고 있다.

RN은 1972년 ‘국민전선(FN)’이란 이름으로 탄생했다. FN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 전 대표는 알제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당시 급진적 좌파 세력의 부상에 맞서 극우 인사들을 모아 창당했다. 초기 정당원 중엔 유럽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사상에 물든 이들이 많았다. 네오나치를 비롯해 프랑스 식민 통치로부터 알제리의 독립을 막으려 한 테러 조직의 전직 구성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장마리 르펜 전 대표는 반유대주의 발언을 일삼고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공공연히 폄하해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정치 변방에 머물던 FN은 2011년 장마리 르펜 전 대표의 딸인 마린 르펜 원내대표가 당 대표직을 물려받으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린 르펜 원내대표는 유대인 혐오 발언을 일삼는 아버지를 당에서 제명하며 이미지 쇄신과 함께 지지세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인종차별주의 기조는 거둬들이고 반이민 기치를 내세워 자국민 우선주의를 지향했다. 또 2018년에는 당명을 FN에서 RN으로 바꾸며 당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2022년 총선에서 창당 이래 가장 많은 의석(577석 중 89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RN은 같은 해 11월 20대인 조르당 바르델라를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SNS를 통해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당의 지지층을 젊은층으로 확장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