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 철폐’ 위기 견디고 초목 파묻힌 포항 정자, 보물 지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포항 용계정. 국가유산청 제공

서원 철폐의 위기를 넘기고 자연 속에 녹아든 포항의 두 정자(亭子)가 보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용계정(浦項 龍溪亭)’과 ‘포항 분옥정(浦項 噴玉亭)’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5일 밝혔다.

‘포항 용계정’은 앞쪽 기계천과 어우러진 정자로 여강이씨 후손들의 수양을 목적으로 1696년 지어졌다. 이후 1779년(정조 3년)에는 용계정 뒤편에 서원의 사당인 ‘세덕사’를 건립하며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문루(門樓·1층엔 문, 2층엔 누각)로 활용됐다. 1871년(고종 8년) 서원 철폐령 당시에는 훼철(헐어서 치워버림)을 막고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다시 옛 현판을 달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포항 분옥정. 국가유산청 제공

함께 지정 예고된 ‘포항 분옥정’은 1820년(순조 20년)에 건립된 건물로 정면에는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와 용계천 폭포가 어우러져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의미의 ‘분옥정’의 이름이 이와 같은 경관을 잘 담아냈다. 두 문화유산은 이번 예고 이후 30일 간의 의견 수렴과 검토 기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장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