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부추겨 돈 버는 극렬 유튜버, 정당이 제동 앞장서야[사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충청권 합동연설회장(지난 15일)에서 빚어진 폭력 사태는 일차적으로 극렬 정치 유튜버 간 몸싸움이었다. 전대 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폭력 사태에 연루된 유튜버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전당대회 행사장 출입을 금지한 것은 늦었지만 최소한의 대응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치 현장마다 나타나 특정인에 대해 찬양하거나 인신공격을 퍼붓는 식의 자극적 행태를 연출해 접속률을 높이고 슈퍼챗·후원금을 받아 돈을 버는 극렬 유튜버가 적지 않다. 그러면서 준(準)언론인 행세까지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이 그런 행태에 제동을 거는 데 앞장서야 할 책무가 더 커졌다.

이번 사태 실상만 봐도 문제점을 금방 알 수 있다. 한 유튜버가 연설 무대에 오른 한동훈 후보를 향해 여러 차례 “배신자”라고 외쳤고, 다른 유튜버가 반발해 그를 밀치면서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에 ‘원희룡’이라고 쓴 종이를 머리에 붙인 유튜버도 플라스틱 의자를 들고 가세했다. 양측 지지자들의 집단 충돌이라기보다, 상대 진영에 대한 원한과 혐오를 부추길수록 돈을 버는 정치 유튜버의 구조적 문제점에 기인한 사태였다. 과거 야당 전당대회에 여권이나 당내 반대파가 동원한 용역 깡패들이 난입해 정치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과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

당내 행사 참석 신청을 받아 폭력 전과가 있거나 수준 이하의 선동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을 걸러내야 한다. 정치인들이 그런 유튜브 방송 출연을 자제할 필요도 있다. 극단적인 ‘내 편 유튜브’에 출연하는 공생이 극렬 팬덤과 혐오 정치를 조장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그런 역기능이 선기능을 몰아내는 유튜브판 그레셤의법칙이 작동하지 않도록 유튜브 운영사는 물론 정부 당국 노력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