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대물림 않겠단 집념의 노력… 현실 허들 넘은 ‘경제 선생님’[자랑합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성정길 씨가 지난 5월 ‘화성 효 마라톤대회’에서 큰아들 한결(왼쪽), 작은아들 은결과 함께 5㎞ 완주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 자랑합니다 - 유튜버 친구 성정길

돈 버는 재주가 없는 나는 누가 경제 얘기를 하면 딴전 피우며 시선을 피하곤 했다. 행여 그 사람과 시선이 마주치면 헛기침을 하며 오지 않은 전화를 기다리는 척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어쩌랴. 문학과 경제는 성분이 다른 분야이기에 내가 반응하기가 매우 불편한 것을, 그런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그의 방송 때문이었다. 그는 비트코인과 부동산 관련 유튜브를 진행하며 회원 10만 명이 넘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나는 과장이 심하다는 인식 때문에 유튜브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그의 말하는 자세와 조용한 인상은 까다로운 내 성격에도 높은 점수를 얻는 데 충분했다. 특히 자신의 불우했던 성장 과정을 숨김없이 말하는 모습은 자기만의 가치철학이 확실히 서 있음을 증명한 것 같아 더 호감이 갔다.

그는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분초를 쪼개어 열정적으로 일하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가난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홀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시며 벌어 온 수입이 전부였다. 방에 누우면 하늘과 천장이 맞닿아 서러워 눈을 감는 신사동 반지하, 하필 셋방살이를 강남에서 한 탓에 주변 아이들의 먹고 입고 쓰는 모습을 보고 늘 주눅이 들어 말수가 적어졌다. 신사동 신구초, 신사중을 졸업하고 대한민국 최고 부촌이라 불리는 압구정동 현대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가난은 빗물처럼 따라다녔다. 수업이 끝난 친구들이 부모가 몰고 온 자가용을 타고 대치동 학원 일타 강사를 찾아 떠날 때 그는 홀연히 단어장을 손에 들고 외우며 집으로 가는 길이 곧 학원이요. 가로수가 강사였다. 골똘히 길을 걷는 그의 발걸음은 난해한 수학 문제풀이로 가끔 길을 멈추고 구름이 칠판이 되어 허공의 강사로 찾아온 저녁은 벌떼 같은 문제들이 독학의 끼니를 건너뛰게 했다.

그를 보면 누군들 강남 신사동에서 초등·중학교를 거쳐 압구정동 현대고를 졸업했으니 꽤 있는 집 자식으로 착각했으리라. 그러나 그는 등록금 때문에 서울에 있는 사립대학은 갈 수가 없었다. 죽으나 사나 서울대를 가야 했다. 아니면 지방 국립대를 가야 했으나 지방대는 기숙사비 때문에 어려웠다. 그야말로 서울대 아닌 선택의 길은 없었다. 가난이 대학 진로까지 목을 죄었다. 그는 스스로 말했다. 고졸로 남느냐. 서울대를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남들 가는 대학 왜 나는 못 가?

나도 가면 될 것 아니야.

그게 홀로 된 엄마의 고생보다 더해? 아니잖아? 그럼 가면 되잖아!”

거울에 비친 두 눈 속으로 주먹이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들어간 힘이 두 주먹 속에서 으깨지고 있었다. 그 후 24시간을 25시로 늘려 공부했다고 한다. 아이큐 110으로 서울대 허들을 뛰어넘는 재주는 가난이 가르쳐 준 집념이란 기술밖에 없었다.

노력은 천재도 뒤서게 하는 법, 백만 송이 꽃을 든 성정길 그는 서울대 정문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4년 후 수리과학부를 졸업했다. 백만 송이 꽃이 활짝 핀 지금은 분당의 한 수학학원 대표원장으로 재직하며 ‘나는 공부로 부자가 되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요즘엔 비트코인 유명 유튜버로 활동하며 투기로 잘못 알려진 가상화폐에 대하여 건전한 투자가 되도록 안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는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생리적으로 경제에 관심이 없으나 성정길과 더불어 대한민국 가상화폐 거장으로 불리는 오태민 건국대 교수의 인문 철학적 담론으로 접근하는 비트코인이 자못 생경하게 느껴져 흥미롭게 보고 있다. 더불어 그들의 담론대로 미래의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가상화폐가 한탕주의의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김재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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