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교수들 지도 거부는 몰염치한 행동… 철회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시접수 시작… 국시원은 한산… 의사 국가시험 실기 접수가 시작된 22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출입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9월 ‘전공의 수련보이콧’ 비판
“국민 치료권 방해한 반인륜적 행동”

정부, 국방부·병무청 협의 통해
“복귀 전공의,수련 지장없게 할것”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파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9월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수련을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국방부·병무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분야와 지역별 불균형 문제가 심화된 만큼 8월 말 의료개혁 로드맵을 발표하고 과감한 재정 투자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은 일부 의대 교수들의 ‘하반기 전공의 수련 보이콧’을 두고 몰염치하고 반인륜적인 행태라며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7645명을 확정해 모집 공고를 냈다. 오는 31일까지 모집하며 8월 중 수련병원별 선발 절차를 완료한 후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된다. 조 장관은 “이번 하반기 모집은 수련 특례로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과목·연차 복귀가 불가하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은 국방부·병무청과 협의를 통해 수련을 이어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필수·지역 의료를 살리는 의료개혁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이제는 국민과 의료현장이 바라는 진정한 의료개혁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며 “관행처럼 이어져 온 의료체계를 이제 바꾸지 않으면 의료불균형 문제가 가속화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4월 출범한 이후 총 5회 본회의와 31회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8월 말까지 의료개혁 과제 관련 법령 개정안과 재정 투자 계획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골자는 △인력 수급추계 및 조정시스템 구축 방향 △의료개혁 재정투자 방향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향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방향 등이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전공의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는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보이콧이) 가시화될 경우 내부적으로 (법적 권한 관련) 사항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의대 교수들은 의료 공백 사태 와중에도 학연이 다른 전공의들을 배제하면서 순혈주의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의 ‘지도 거부’ 방침 탓에 하반기 전공의 지원자가 줄어 의료 파행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의료 공백으로 중증·희귀질환으로 진단받는 것이 죽음과 공포 그 자체가 됐다”며 “환자의 고통과 생명을 포기하고 국민의 치료권을 방해하는 행동은 자랑스러운 학풍이 아니라 몰염치하고 반인륜적 학풍임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도경·유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