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내달 출범… “IB 톱10 도약”

■ 금융위, 오늘 합병인가안 상정

자기자본 1조1500억 업계 18위
추가 M&A로 10년내 성장 목표
후발 중소 증권사 파급력에 주목

2014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투자증권’이 10년 만에 재출범을 코앞에 두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의 최종 합병인가 절차만 남겨둔 상태인데, 업계에서는 중소형 규모의 후발 증권사의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5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사진)이 증권업 진출을 계기로 보험사 인수도 저울질하며 비은행 사업 구조 다각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이 제출한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인가안을 상정한다. 합병인가안이 금융위 정례회의까지 통과하면 다음 달 1일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위한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는 마무리된다.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17일 정례회의에서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인가안을 의결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1조1500억 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18위다.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운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파급력에 주목하면서도 우리투자증권이 자리를 잡기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과거 우리투자증권이 2014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될 당시 자산 규모가 30조 원에 육박했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중소형사 규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향후 투자은행(IB) 부문 확대, 추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10년 내 10위권 초대형 IB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에서 성장하려면 덩치가 어느 정도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추가 인수가 필요할 테지만 현재 증권사 매물이 없다”며 “증권사 라이선스를 파는 곳이 거의 없는 데다 가격 문제도 있으니 당분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증권업 진출을 계기로 비은행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주요 금융그룹 간 실적 경쟁에서 우리금융의 은행 중심 사업 구조가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핵심 분야로 사업·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를 통한 신사업 발굴로 지속가능성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준비하면서 동양생명, ABL생명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 ABL생명 지분 인수 관련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 중에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