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슈가플레이션’… 언제 터질까 공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홈플 8일부터 ‘산지 그대로 대파’ 5일 홈플러스가 전국 점포에서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산지 그대로 대파’를 선보인다고 밝힌 가운데 홈플러스 관계자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대파를 선보이고 있다. 산지 그대로 대파는 상품화 과정을 축소해 신선도를 높이면서도 ‘리드 타임’(Lead Time·물품 발주 후 입고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의 기간)이 단축돼 고객이 대파를 집에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연합뉴스

설탕값, 1년째 두자릿수 올라도
가공식품값 상승률은 2%대 유지
최근엔 폭염까지 겹쳐 물가 자극
당국 물가억제, 시한폭탄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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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의 주범으로 꼽혔던 가공식품 가격이 최근 6개월간 전체 물가상승률을 밑돌면서 정부의 국정 목표인 ‘2%대 물가’가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 주원료인 설탕 가격이 12개월 내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가공식품의 가격 흐름과 장기간 엇갈리면서 정부가 그동안 민간업계를 압박하며 억제해 왔던 가공식품 가격이 갑자기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가공식품의 물가지수는 119.65(2020=100)로 1년 전보다 2.0% 상승하며, 전체 물가상승률(2.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공식품의 주원료인 설탕 가격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탕 가격은 지난해 8월(13.9%)부터 지난달(17.6%)까지 최근 12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이 계속됐고, 지난해 12월(20.1%)에 이어 올해 1월(20.3%)과 2월(20.3%)엔 3개월 연속 20%대를 돌파했다. 지난 3월(19.7%)과 4월(18.6%)에는 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으나, 지난 5월(20.4%)에 다시 20%대를 넘어섰다. 올해 6월(18.4%)과 지난달에는 오름세가 조금 주춤했으나, 여전히 10%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어 물가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실제, 설탕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제품 20종 가격을 오는 8일부터 평균 2.2%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간판 제품인 ‘리아 불고기’는 단품 기준 100원, 세트는 200원 올라 각각 4700원, 7100원으로 조정된다.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은 1년 6개월 만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폭염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지는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 공포까지 확산하자, 정부는 원재료 가격과 주요 품목의 수급 안정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올해 하반기에 전지분유·버터밀크 등 식품원료 7종에 할당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최근 가격이 상승한 배추와 무의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물량을 하루 300t 이상 방출하고 있으며, 지난 1일부터 배추를 30% 할인된 가격에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원·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