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만나 사람사는 이야기 들어야 ‘섬의 찐풍광’ 느껴”[농촌愛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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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愛올래 - 이동열 ‘삼인행’ 여행사 대표

통영 =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단순한 가이드가 아닌 ‘여행 동료’로 느껴져야 해요. 섬을 찾은 사람들에게 이곳 주민을 꼭 만나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통해 느끼는 섬의 풍광은 달라요.”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서 만난 이동열(53·사진) 섬 중심 여행사 ‘삼인행’ 대표 농부의 말이다. 통영엔 크고 작은 섬 중 사람이 사는 유인도만 41개가 있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섬을 돌면서 보는 풍경은, 섬 얘기를 듣지 않고 보는 풍경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단순한 ‘여행 가이드’로만 섬을 함께 여행하는 것보다 섬 곳곳에 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여행 동반자’로서 접근할 때 여행객이 훨씬 더 큰 만족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TV와 SNS를 통해 조금만 알아봐도 여행 아이디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SNS 등을 통해 알아보면 여행객이 ‘굳이 가이드가 필요한가’라고 생각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 가이드보다는 여행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여행객들에게 섬 주민을 꼭 만나보라고 권한다”며 “현지 주민만 알 수 있는 삶의 이야기와 풍경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섬의 풍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차별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대가 변하며 여행의 패러다임 역시 바뀌었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가이드가 통솔하는 패키지 여행은 이제 진부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통영 섬마을 체험 여행의 프로그램들이 정형화된 패키지 프로그램 여행보다 ‘맞춤형 모듈식 프로그램’과 같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섬 곳곳에서 이뤄지는 여행 프로그램들은 여행객들의 연령대나 구성, 당일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해 매번 조정된다. 이 대표는 “여행객들의 취향에 맞춰 그들이 생각지 못한 이벤트를 섞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자유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획일화된 일정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취향에 따른 선택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과거 농촌 체험 여행이라면 예컨대 떡메치기 등과 같이 뭔가 정형화된 활동이 포함되곤 했는데, 이것도 물론 나쁘지는 않지만 다소 낡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뭔가를 하지 않더라도 삶 자체를 체험하기도 하고, ‘불멍·물멍’ 등 가만히 있거나 섬 전체를 돌아보면서 정취를 즐기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