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 팔린 DJ사저…침묵하던 민주당 “전 재산 내놓겠다” 약속도

  • 문화일보
  • 입력 2024-08-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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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지난 2019년 고 이희호 여사의 발인 당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 입구에 나란히 달려 있던 문패. 뉴시스



이재명은 "유업 이을 주체로서 책임감 갖고 풀어나갈 방법 찾겠다"
김민석 "권노갑·문희상·박지원·추미애와 긴급 모임…해결책 찾을 것"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가 개인 사업자에게 100억여 원에 매각된 것과 관련, 그동안 침묵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의 해결 방침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 동교동 사저 매각에 대한 민주당의 무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뒤늦게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이다. 동교동 사저는 DJ가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동교동계’라는 말도 이곳에서 나왔으며, 군사독재 시절 55차례나 가택 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 격으로 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각 연유가 어찌 됐든 민주당과 내가 DJ의 유업을 이어야 할 주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풀어나갈 방법을 찾겠다"는 이 후보의 발언을 전했다. DJ가 발탁해 정치에 입문한 김 의원은 "사저 매각이 알려진 다음날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박지원·정동영·추미애 의원과 긴급 모임이 있었다"며 "동교동 사저는 개인의 가정사를 넘은 역사적 유적이므로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아 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지원 의원께서 너무 감사하게도 자신의 전 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다는 충심 어린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들도,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DJ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동교동 사저 재매입을 위해 자신의 사재 6억 원가량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교동 사저 문제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국민과 민주당에 손을 벌리는 몰염치보다는 매입자를 접촉하고 다시 매각하게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는 지난 2019년 6월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별세 이후 아들 형제간 갈등 대상이 됐다. 이 전 이사장의 유일한 친자인 3남 김홍걸 전 의원이 사저 소유권을 주장하자, 차남인 김홍업 이사장이 2020년 1월 사저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같은 해 6월 양측이 합의하며 김 전 의원의 소유로 분쟁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20억 원이 넘는 상속세 체납 등을 이유로 지난달 2일 동교동 사저를 매각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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