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불법 개농장에 무슨 일이…구조해도 안락사, 처벌 어려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금산의 불법 농장에 방치된 개. 동물권단체 케어 제공

충남 금산군의 한 불법 개농장·번식장에서 수십마리의 개가 병든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군청이 임시 보호에 들어갔다.

7일 동물권단체 케어 등에 따르면, 금산군청은 최근 추부면의 불법 개농장·번식장 운영 제보를 받고 현장에 방문해 방치 중인 개 87마리를 확인했다.

미신고 농장으로 운영됐던 곳에서 시베리안 허스키·프렌치 불독, 웰시코기 도사견, 진돗개, 잡종 개 등 다양한 견종이 발견됐다. 시설하우스 내에 가둬져 있던 개들은 피부병과 눈병, 눈 함몰, 마비 증상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구조된 3마리 중 한 마리는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다.

군은 80대 농장주 A씨로부터 개 79마리에 대한 소유권 포기각서를 받고 농장을 주기적으로 방문 중이다.

이들 개 중에 일부는 동물보호소로 옮겨져 보호·입양조치되지만 대부분은 안락사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유기됐던 개들이 불쌍해서 데려와 키웠다"는 설명이지만 동물단체는 잉여동물 처리 수법이라고 주장한다.

잉여동물은 번식능력을 잃거나 병에 걸려 상업적 가치가 없어진 동물을 말한다. A씨가 이들을 맡아 죽을 때까지 방치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같은 행위는 현행법상 개를 유기하거나 고의로 죽였다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농장주와 번식업자 사이에서는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악용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경기 양평군에서는 60대가 본인의 주택에서 개 1300마리가량을 방치해 죽인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번식업자로부터 번식능력을 잃은 개를 마리당 만 원에 받아다가 굶기고 방치해 죽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