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vs 소상공인… 갈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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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수수료 3%P 올려 9.8%
4만원 족발 수수료가 4320원
플랫폼 ‘최혜 대우’ 강요 극심

소상공인, 脫플랫폼·집단행동
정부,상생협의체통해 해결 모색

‘무료배달’ 경쟁 격화로 주요 배달 플랫폼 3사와 외식업 소상공인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9일부터 중개 수수료율을 3%포인트 인상하는 가운데, 쿠팡이츠와 요기요까지 배달 앱 3사의 수수료율은 부가세를 합쳐 두 자릿수를 넘어선 상황이다. 소상공인들은 경영부담을 호소하며 잇달아 ‘탈(脫) 배달 앱’을 선언하고 단체행동을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이날부터 정률형 요금제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율을 기존 음식값의 6.8%에서 9.8%로 인상한다. 부가세를 합치면 외식업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율은 10.8%에 이른다. 소비자가 배민 앱에서 4만 원 족발 세트를 주문하면, 업주는 중개 수수료로 4320원을 내야 한다. 다만 배민 측은 소상공인 부담 해소를 위해 배달비를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낮추기로 했다.

앞서 쿠팡이츠는 9.8%, 요기요는 9.7% 수수료율(부가세 제외)을 각각 적용하고 있다. 요기요의 경우 최근 배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12.5%에서 2.8%포인트 낮췄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상공인들은 무엇보다 배달 플랫폼들의 ‘최혜 대우’ 강요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혜 대우는 특정 플랫폼이 경쟁사와 똑같은 최저가 판매, 가격 판촉행사 등을 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혜 대우가 적용되면 소상공인들은 수수료가 높은 플랫폼에서 음식값을 올리거나, 수수료가 낮은 플랫폼에서 음식값을 내리지 못하고 다른 플랫폼과 같은 가격에 음식을 팔아야 한다.

플랫폼 3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수수료율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자 일각에서는 ‘담합’ 의혹까지 제기된다. 소상공인 단체와 배달 라이더, 시민단체들은 오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규모 배달 앱 규탄 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민관 상생협의체를 출범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상생협의체는 수수료 부담 완화와 업계 불공정 관행 개선, 공공 배달앱 활성화 등을 논의해 이르면 10월 중 상생 방안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부가 배달 플랫폼에 배달비 인하를 강제할 방법이 없는 데다, 플랫폼들도 무료배달 등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이라 정책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최혜 대우 적용으로 플랫폼 간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배달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