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이르면 이달말 ‘민생’회담… 尹·李 회담까지 이어질까

■ 여야 대표회담 가시화

한동훈 “조속히 시간과 장소 잡자”
이재명 “비서실장에 실무협의 지시”
금투세 등 ‘의제’ 기싸움 예고

대통령실은 尹·李 회담 신중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임 일성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담’,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 대표가 “환영한다”고 화답하면서 여야 대표 회담이 이르면 8월 말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단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에 대해선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여야 대표 회담 결과와 최근 광복절 기념식 참석 논란, 대통령의 무더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 여야 대치 국면은 영수회담 개최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한 대표 양측은 여야 대표 회담을 위한 실무 협상을 곧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제안에 한 대표가 “조속한 시일 내 시간과 장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응답한 만큼 이르면 이달 중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측이 회담 시기에 합의하더라도 의제를 놓고는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강조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비롯해 상속세·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 개편, 반도체 특별법 추진,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우선순위 의제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민주당은 세제 개편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당정이 반대하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여권 내에서 확실한 입장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채 상병 특별검사법 등을 논의 테이블에 먼저 올리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에게는 아쉽게도 집행 권한이 없다”며 “정부·여당을 설득해 민생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최대한 발굴하겠다.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아직은 미온적인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영수회담에 앞서 국회 정상화와 여야 간 합의가 먼저”라고 했다. 이는 최근 광복절 경축식 참석 등을 둘러싼 정국 경색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당선 축하 전화를 걸어 이 대표가 재차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등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날도 “대통령실에서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줬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지·손기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