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몸 던졌지만…에어매트에 뛰어내린 2명 숨져

  • 문화일보
  • 입력 2024-08-23 06:40
  • 업데이트 2024-08-2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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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22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호텔. 경기도소방재난본부

photo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시민. 독자 제공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9층짜리 한 호텔에서 난 불과 관련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8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호텔 5층에 머물던 중국 국적 40대 A씨는 연합뉴스에 “처음에는 화재 경보음이 울렸고 비명이 이어지더니 연기가 나는 걸 봤다”라며 “불이 난 것을 직감하고 짐을 챙길 틈도 없이 일행들과 몸을 피했다”고 말했다.

A씨 일행이 호텔에서 대피한 뒤 찍은 동영상에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8층 객실 창문으로 투숙객으로 추정되는 2명이 불과 4∼5초 차이를 두고 호텔 바깥 지상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을 본 다른 시민은 “에어매트로 떨어진 남녀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photo 뒤집힌 에어매트. 연합뉴스



목격자 김모씨도 YTN과 통화에서 “한 남성이 7시 45분쯤 ‘살려주세요’라며 엄청나게 크게 소리를 쳤다. 이 남성은 에어매트가 깔린 뒤 뛰었고, 좀 있다가 남자와 여자가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 뒤)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비명이 들리더니 다리 다친 것처럼 (소방에서 대피자를) 싣고 갔다”고 말했다.

photo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 불로 7명이 숨졌고 다른 투숙객 등 12명이 다쳤다. 부천시 제공



2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불이 나 20~50대 투숙객 등 이 불로 7명(남성 4명, 여성 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모두 내국인으로 확인됐다.

중상 3명 등 부상자 12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상자 대부분은 발화 장소로 지목된 810호 객실 인근 8~9층 투숙객으로 알려졌다. 남녀 투숙객 2명은 불이 나자 8층 객실에서 호텔 바깥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목숨을 잃었다. 한 여성은 호텔 8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상자들은 8층과 9층 객실 내부를 비롯해 계단과 복도 등지에서 (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이들이 뛰어내린 뒤 뒤집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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