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직 상실 조희연… 25년간 찾던 딸 못만나고 떠난 아빠[금주의 인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Review - 금주의 인물

1. ‘부당 특채’ 대법 유죄 확정 조희연 前 서울시교육감

서울의 ‘첫 3선 교육감’이었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대법원에서 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 관련 유죄 판결을 받고 교육감직에서 물러났다. 진보 사회학자이자 시민운동가였던 조 전 교육감은 2014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후 2018년과 2022년 연임하면서 10년째 서울 교육을 이끌어왔다. 임기는 오는 2026년 6월까지였지만 29일 대법원의 판결로 임기를 2년가량 남기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교육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이날 확정했다. 조 전 교육감은 퇴직한 전교조 출신 교사 등 5명을 2018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고 1·2심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교육감은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 피선거권을 잃어 퇴직해야 한다. 조 전 교육감이 물러나면서 오는 10월 16일 차기 교육감 선출을 위한 보궐 선거가 열린다. 서울시교육청은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설세훈 부교육감 대행 체제로 운영돼 사실상 기존 정책·사업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2. 실종 딸 찾아 전국 떠돌다 교통사고로 별세 송길용씨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에 붙이며 25년간 딸을 찾아다니던 송길용(71) 씨가 끝내 딸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30일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모임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 26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송 씨는 폐품을 수거해 내다 팔며 생활을 이어왔는데, 이날 트럭을 몰고 일에 나섰다가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의 딸 송혜희(당시 17세) 씨는 1999년 2월 13일 경기 평택의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이후 행방불명됐다. 송 씨는 딸이 실종된 직후 전국에 있는 아동 보호 시설을 수소문하며 딸을 찾았다. 딸을 찾는 현수막을 서울 주요 도로와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붙였고, 딸의 사진을 붙인 트럭을 몰고 전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송 씨가 뿌린 전단은 1000만 장, 현수막은 1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살아서 혜희를 보지 못하면 죽어도 저승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며 “귀신이 되어서라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 현수막은 아직 260여 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3. 정부 금리인하 주장 반박 이창용 韓銀 총재

내수 진작을 위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내려야 한다는 대통령실과 정치권의 주장에 한국은행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우리가 왜 지금 금리 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며 정부 및 정치권과 각을 세웠다. 이 총재는 지난 27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 폐회사에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서울 강남지역 중심의 집값 급등 현상을 겨냥해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킨 것”이라며 “이런 구조적인 제약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는 지난 20년과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에게 해 날 때를 기다려 구조개혁을 추진할 여유가 없다”며 “가계부채가 더 증가했다가는 조만간 수요 부족으로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그 정도가 지나치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4. ‘성착취물 유포 방치’ 기소 두로프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가 텔레그램 내 범죄 방치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된 지 나흘 만인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소됐다.

두로프 CEO는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조직적으로 유포하거나 마약을 밀매하는 범죄 등을 공모한 혐의, 범죄 조직의 불법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관리를 공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 CEO는 대학 졸업생이었던 2006년 소셜미디어 ‘프콘탁테(VK)’를 만들었다. 러시아는 반정부 시위대가 VK를 사용한다며 이용자 정보를 넘길 것을 요구했지만, 두로프 CEO는 이를 거부하고 2014년 VK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이후 러시아를 떠나 독일로 이주한 뒤 형인 니콜라스와 함께 2013년에 만든 텔레그램 경영에 집중해왔다.

두로프 CEO는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아 ‘은둔의 CEO’로 불린다. 과거 텔레그램 채널에 게재한 글에서 고기와 술, 커피를 멀리하며 고독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5년 전부터 모스크바 병원에 정자를 기증해 12개국에서 100여 명의 생물학적 자녀를 두고 있어 ‘정자 기증의 왕’으로도 일컬어진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5. 코인 수익 은닉혐의 기소 김남국 前 민주당 의원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이 일었던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구속 기소되며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21년과 2022년 국회의원 재산 신고 때 코인 투자로 거둔 거액의 수익을 숨기기 위해 코인 계정 예치금 중 일부를 은행 예금 계좌로 넘겨 재산 총액을 맞추고, 나머지는 코인으로 바꿔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변동내역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등록대상 재산과 그 가액, 취득 일자 등을 재산등록 서류에 거짓으로 기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코인 매수 대금 불법 수수 의혹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은 증거가 불충분해 ‘혐의없음’ 처분됐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은 진짜 황당하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 거래라면 수개월 전 저점에 사는 것이 상식 아닌가. 더군다나 고점에 산 해당 가상화폐를 11개월 보유해서 거의 99.6% 손실이 났었다”고 설명했다. 대선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모든 지갑 주소와 거래 내역이 공개되고 있다”며 애초 자금 은닉이 어려운 구조라고 해명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