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창업 늘어날 수 있을까...‘연구성과확산법’ 발의

‘법률 사각지대’ 연구자 창업 근거·지원체계 마련…창업 촉진
與 최수진 의원 ‘연구개발성과의 확산에 관한 법률’ 대표 발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최수진 의원실 제공

연구자 창업의 정의와 지원 체계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그간 특허 기반 기술창업 위주였던 창업 관련 법률을 정비해 논문이나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한 창업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연구자 창업을 정의하고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연구개발성과의 확산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법안은 연구개발기관의 소속 연구자 등 임직원이 창업기업 창업자거나 그에 상응하는 기술책임자로 참여하는 창업을 연구자 창업으로 정의해 지원과 통계 마련 등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했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성과를 제품·논문·연구보고서·기술 요약 정보 등으로 정하고 이 성과를 확산하는 활동도 정의했다.

기존의 창업 지원 관련 법률은 특허 중심의 기술창업에 관한 내용만을 다루고 있어 연구자 창업이나 실험실 창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에 과학기술계에선 첨단기술 분야 창업이 주목받고 있음에도 법적 정의가 없어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 법안은 논문이나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한 창업과 관련해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연구자 창업을 촉진하고, 이해충돌 문제로 창업 연구자가 기업에 제대로 관여하지 못하거나 보상 체계가 허술하다는 주장까지 보완하기 위해 발의됐다.

최 의원은 이번 법안에서 연구자들이 연구기관장 허락을 받아 창업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겸직 기간도 최대 10년으로 대폭 늘렸다. 또 연구자가 창업할 경우 연구기관이 소유한 연구성과를 양도할 수 있는 특례와, 연구자가 창업기업에 대해 외부 활동 등을 통해 대가를 얻는 행위에 대해서는 이해충돌방지법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도 규정했다.

이외에도 기존 규정상 연구성과 수익을 현금으로만 지급도록 했던 연구성과 수익을 주식이나 지분으로 배분할 수 있게끔 하고, 성과 확산을 위해 민간 전문기관을 활용하고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등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화 지원기관인 과기정통부 산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에 대한 법적 근거도 법안에 포함됐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의 누적 기술 보유 건수는 2022년 기준 39만4753건으로 매해 늘어나는 추세지만, 연구자 창업 건수는 겨우 현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 의원은 "이마저도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연구실 창업에 대한 명확한 통계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고 짚으며 "연구성과 확산의 핵심이 되는 연구자 창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국가 경제와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법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자들이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해 마음껏 창업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정당한 보상과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