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들고 튀어라’ 회삿돈 9억 횡령해 6개월만에 6억 탕진한 직원 실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연합뉴스

제주 타운하우스·벤츠·롤렉스 사고, 도박비·유흥비 탕진
6개월간 호화 도피 생활하며 6억4000만 원 사용
법원 “거액 횡령해 죄질 극히 불량…, 수사기관 농락도”
회삿돈 9억7000만 원이 든 돈 가방을 들고 잠적해 6개월간 호화 도피생활을 한 회사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오세용)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해 상품권 환전업을 하는 B 사에 입사한 A 씨는 상품권 교환 및 현금 수거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입사 두 달 만인 지난해 11월 현금 9억 원과 수표 7800만 원이 든 돈 가방 2개를 회사에서 들고 나가 잠적했다. A 씨는 지난 5월 체포될 때까지 서울과 부산. 제주 등을 돌며 빼돌린 돈의 65%인 6억4000만 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로 도피하려다 출국금지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경찰에 연락해 “돈을 가져간 사실이 없다”고 항의하고, 체포 직후에도 “남은 돈이 없다”며 거짓 진술까지 일삼았다. 체포 당시 A 씨 수중에는 3억9000만 원이 남아 있었다.

A 씨는 도피 기간 횡령한 자금을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비롯해 롤렉스 시계 등 고가 물품을 사거나 유흥비, 도박비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제주에서 전원주택의 일종인 타운하우스를 구매하기도 했다. 다만 A 씨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가족의 돈과 고가 물품을 되판 돈을 합해 모두 5억3995만 원을 반납했다. 재판부는 “일부 돈이 반환되어 피해 복구가 이뤄졌지만 업무상 보관을 기회로 거액을 횡령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사건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거짓진술을 하는 등 수사기관을 농락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판시했다. A 씨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