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 간소화 시행 2주 앞… EMR업체 절반 ‘전산화’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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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병원 참여율 6.9%로 저조
병원 결정이‘간소화’성패 갈라
일부선 “미참여 병원 제재 필요”

환자 진료기록을 관리하는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의 절반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시행을 2주 앞두고 소비자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의료계의 전산화 참여 결단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전산시스템 확산 사업에 참여한 상용 EMR 업체 수는 전날 기준 27개로 늘어났다. 전체 54개 업체 중 절반이 시스템 구축에 응한 것이다. 이들 업체와 연계된 병원 수는 5348개로, 전체 대상병원(7725개)의 69.2%에 이른다. 8월 말까지만 해도 실손 청구 전산화 참여 EMR 업체가 13개에 불과했지만, 보험업계가 전산시스템 구축 예산 50억 원을 추가 편성키로 하면서 EMR 업체들의 참여가 확대됐다.(문화일보 8월 21일 자 1·2면 참조) 그동안 EMR 업체는 시스템 개발비 1200만 원 및 설치비 10여만 원 외에 추가적인 운영·보수비를 요구해 왔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환자의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병원이 보험사에 직접 제출하도록 구축하는 것이다. 환자가 직접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불편함 때문에 청구되지 않는 보험금이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면서 국회가 지난해 관련법을 개정, 오는 25일부터 개편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30인 이상 병상을 가진 병원은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실손 청구 전산화가 가능하려면 병원과 EMR 업체가 함께 전산시스템 구축에 참여해야 한다. 자체 EMR 시스템 개발 여력이 있는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대다수 병원은 외부 업체의 EMR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EMR 업체들이 실손 청구 전산화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이제 관건은 의료계 참여가 어느 정도 될 것이냐에 모이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전산화 참여를 확정한 병원은 3781개로, 이 중 보건소를 제외한 일반 병원은 291개에 그친다. 일반 병원만 놓고 보면 참여율은 6.9%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전산시스템 구축 비용 문제 등으로 병원들의 전산화 참여가 미진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이제는 EMR 업체와 보험사가 전산화 시행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의료계도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실손 청구 전산화에 협조하지 않는 병원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