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대 의대, 오늘 토론… 의료계 “대표성 없다” 반발

대화 물꼬 계기 될지는 미지수
정부, 의료계 추계위 위원 요청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와 의사단체가 10일 의료개혁을 주제로 공개토론을 벌인다. 의정 간 만남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의료계에서 토론에 나서는 서울대 의대가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하는 데다 양측 입장도 큰 변화가 없어 대화 물꼬를 틀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서울대 의대 측이 대통령실에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진 이날 토론회에는 정부 측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참석한다. 서울대 의대에서는 강희경 서울대의대·병원 비대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나온다. 서울대 의대 측은 토론 주제로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 방안 △환자 중심 의료체계 구축 방안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의료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등을 내세웠다. 정부 측은 이날 토론회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필요한 이유 등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의정은 지난 2월 21·23일 연달아 지상파TV 토론회에서 만났지만 설전만 이어진 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의정 간 대화 자리가 마련됐지만 의료계에선 서울대 의대 측이 대표성이 없다면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 관련 SNS에서는 서울대 의대가 정부 들러리로 앉는 자리에 불과하다며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전체 의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의료계에 18일까지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에 참여할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응급실 경증환자는 평시 8000명에서 6000명으로 줄었고, 응급실 전체 사망환자 수는 2023년 3∼7월 기준 1만9586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1만869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