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인하… 한은, 38개월만에 긴축 종료

소비·투자 기대… 가계빚은 부담

한국은행이 연 3.50%이던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내수 부진이 심화하며 경제 성장이 둔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함께 시작된 3년 2개월간 통화 긴축정책의 종료를 선언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인하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후 21개월 만의 금리 조정이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장용성 위원만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을 제외하면 이후 12번의 회의에서 만장일치 동결 결정을 내려왔다.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부문의 부진이 심화하고 있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금리를 낮춰 이자 부담을 줄여주면 민간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1.6%로 낮아져 한은의 목표 범위(2.0%)에 안착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낸 요인도 컸다.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졌으나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은은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수출의 개선 흐름은 이어졌지만, 내수 회복세는 더딘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경기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의 전망에 비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밝혔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