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사라지는 중국…시민들은 “병음 말고 영어 쓰자” 요구 빗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톈진 지하철역 영어 이름 표기가 병음으로 교체된 모습. SCMP 캡처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중국에서 지하철역 영어 이름을 병음(중국어 발음을 알파벳을 이용해 표기한 것) 대신 영문으로 바꾸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중국이 서구권과의 단절을 목표로 도시 곳곳에서 영어의 흔적을 지우려 했음에도 젊은층에선 영어에 대한 필요가 여전한 것이다.

14일 펑파이에 따르면 최근 많은 네티즌들이 지하철역 이름에 영문을 추가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랴오닝성 선양의 한 네티즌은 "선양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우리 지하철역 이름은 영문이 아닌 병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지도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허난성 정저우에 사는 다른 네티즌도 "개통을 앞둔 새 역들의 영어 이름이 모두 병음"이라며 영문을 추가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에 각 지방 철도공사 측은 "지하철역 지명은 모두 대문자 병음으로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라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각 도시는 영어로 번역한 영문명 대신 중국어 병음을 우선으로 쓰는 공공 지명 표기 지침을 도입했다. 베이징 기차역(北京站)을 ‘Beijing Railway Station’에서 ‘Beijing Zhan’(Zhan은 역의 중국어 발음)으로, 톈진 빈하이 국제공항을 기존 ‘Tianjin Binhai International Airport’대신 ‘Binhai Guo Ji Ji Chang’으로 바꾼 식이다.

이를 두고 국제화에 역행하는 지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