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폭파 ‘손배청구’ 어려워… 한미일 외교차관, 대응책 논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경의선 남북연결도로 폭파 북한이 15일 경의선 일대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모습이 우리 군 CCTV에 포착됐다. 저 멀리 뒤편에 북한 군인들이 폭파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이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연결도로 소유권 북한에 있고
당시 차관액수 확정도 안돼

통일부는 경의선·동해선 일대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북한에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소송이 가능한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은 16일 오후 3국 차관협의회를 열고 북한 도발 행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소유권은 북한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하다. 2008년 당시 차관액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다. 경의선·동해선 건설은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터지면서 마무리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으로, 결국 수출입은행과 조선무역은행은 철도도로연결자재장비 차관액을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하고 헤어져야 했다. 차관 특성상 북한의 채무 상환을 독촉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어렵다. 정부 당국자는 “차관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등의 발전과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개념”이라며 “전 세계에서 차관 상환을 독촉하는 사례는 찾아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20년 6월 북한이 폭파한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우리 국유재산으로 등록돼 있어, 우리 정부가 북한에 약 44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은 이날 3국 차관협의회를 개최한다. 미 국무부가 이날 경의선·동해선 일부를 폭파한 북한을 향해 “무력 충돌 위험을 키우는 어떤 행동도 중단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3국은 이날 협의회에서 한반도 긴장 상황이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전후해 더 악화될 가능성과 그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부터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폭발 우려로 중단했던 도라전망대, 고성통일전망대 등 접경지 안보관광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