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전남 여수에 위치한 한화컴파운드 여수 공장 내 제품 포장실에서 작업자가 반도전 컴파운드 제품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7) 한화
고부가가치 ‘반도전 컴파운드’
원자재 공정 외부 노출 최소화
연간 1만t 규모 생산능력 갖춰
절연 소재 패키지 사업 확대도
여수=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반도체만큼 습도·온도·청정도 등에서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는 생산공정에서 반도전 컴파운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전남 여수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자회사인 한화컴파운드 여수 공장. 흰색 방진복을 입고 제품 포장실에 들어서자 출입구에 설치된 ‘에어워시룸’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았다. 에어워시룸은 강력한 바람을 통해 신체에 붙은 이물질을 털어내는 장비로, 미세먼지 등을 최소화해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반도체 공정 등에 주로 사용된다.
에어 샤워 과정까지 거쳐 내부로 들어서자 거대한 포장 장비가 알루미늄 라이너(포장지)를 활용해 검은 쌀 모양의 초고압용 반도전 컴파운드를 분주히 포장하고 있었다. 반도전 컴파운드는 케이블 파손을 방지하고 전기력을 차단해 방전을 막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설치 후 평균 25년 이상 사용하는 전력 케이블의 내구도 유지를 위해 사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전 컴파운드의 경우 습도, 청정도 등에 매우 민감한 만큼 포장실 내부의 미세먼지와 습도조차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글로벌 전력 케이블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최근 초고압케이블의 핵심 소재인 ‘초고압·고압(Extra-High Voltage·High Voltage)급’ 반도전 컴파운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초고압급 반도전 소재 시장은 최근까지 오스트리아의 보레알리스, 미국의 다우 등 소수 글로벌 업체가 독점해 왔다. 시장 규모는 현재 연간 5만7000t으로 향후 연평균 10% 수준의 높은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해당 시장은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판매 마진도 높아 업계에서는 ‘알짜’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컴파운드 공장의 반도전 생산설비 전경. 한화솔루션 제공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춰 한화솔루션은 최근 230억 원을 투자해 한화컴파운드 여수 공장에 EHV·HV급 반도전 컴파운드 생산설비를 8000t가량 증설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이번 증설로 한화솔루션의 EHV·HV급 반도전 생산 능력은 1만t으로 늘었다. 특히 이번에 증설한 EHV·HV급 반도전 생산 시설에는 한화솔루션이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생산하는 ‘EBA(Ethylene Butylacrylate Copolymer)’가 원재료로 투입되는 만큼 회사 측은 품질과 생산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을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공장 전체에 ‘클로즈드 시스템(Closed System)’을 적용, 원부자재 투입부터 포장까지 외부 노출을 최소화한 상태로 고순도의 반도전을 생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타 제조사들은 원부자재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외부 노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회사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클로즈드 시스템으로 원부자재 투입이 가능해 외부 노출이 없다”며 “또 내부에 적정 온도 및 청정한 공기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 제품의 품질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주력 제품인 초고압케이블 절연 소재 ‘XLPE(Cross Linked-Polyethylene)’와 이번에 새롭게 생산을 가동한 EHV·HV급 반도전을 패키지로 묶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XLPE는 폴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향상한 고순도 절연 제품이다. 주로 전력 케이블의 송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특히 초고압케이블의 성능 결정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앞으로 케이블의 주요 소재들을 직접 생산하고 품질을 높여 신규 고객을 대거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는 “신규 반도전 생산 시설 가동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고부가 제품군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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